국내 음향기기 제조 기업 ㈜대경바스컴(대표이사 한승민)이 중국산 기기를 자사 제품으로 둔갑시켜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논란 대상으로 지목되는 ㈜대경바스컴 제품 원산지가 대한민국으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 소재 디바이스웰이란 기업에서 제작한 기기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더구나 나라장터에 올라온 이 제품 가격은 국내 온라인몰 등 시중가보다 높게 책정돼 있는 것으로 보여, '우대가격 유지의무' 위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7일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나라장터에서 220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대경바스컴 제조 음향 기기 'AV스위쳐'는 실제 중국산 제품으로 분석된다. 중국 제조 기업 제품과 브랜드 로고를 제외한 조작키 등 상당 부분 유사한 기기가 학교장터에서 판매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제품의 설명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제품 사양 안내 순서와 내용 대부분이 일치하다는 이유에서다.

동일 제품으로 추정되는 중국 기업 디바이스웰 제조 기기는 인터파크 등 온라인몰에서 약 60만 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교육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를 위한 전자조달시스템인 학교장터에서는 50만 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A씨는 "중국에서 수입해 자사의 로고만 바꿔서 나라장터를 통해 비싼 가격으로 판매해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제품 외관과 후면 인터페이스 단자 위치도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품 설명서 기능도 동일하다"라며 "국내 제조사 ㈜대경바스컴은 중국산 제품을 한국에서 전자파적합인증을 받으면서 제조 국가를 대한민국으로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조달청이 운영하는 나라장터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조달업무를 인터넷을 통해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자 중소기업의 판로를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즉, 국가에서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구입할 때 방문하는 일종의 온라인 쇼핑몰인 셈이다.

공공기관에서 나라장터를 통해 입찰을 공고하면 나라장터는 공고서를 게시하게 되는데, 여기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다.

A씨의 주장을 토대로 본지가 실제 ㈜대경바스컴과 중국 제조 기업 디바이스웰의 제품을 육안으로 비교했을 때, 기기 조작키와 위치 그리고 조작키 옆에 그러져 있는 이미지 등 다수가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제품 상단에 기재돼 있는 브랜드 로고다.

두 제품의 사양도 대부분 일치하는 모습이다. 각각의 제품 설명서를 대조해 보면 입력, 출력, 제어규격, 일반으로 구분된 내용 순서부터 이보다 자세한 내용이 크게 동일했다. 여러 연결 선을 꼽는 제품 후면의 동일한 인터페이스 단자 위치 역시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불공정 조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입찰 또는 계약, 납품검사 등에 관한 서류를 위조 및 변조하거나 거짓 서류를 제줄하는 행위 ▲직접생산기준을 위반하여 납품하는 행위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여 납품하는 행위 ▲수요기관 등의 사전 승인 없이 계약규격과 다른 제품을 납품하는 행위 등을 제한하고 있다.

또, 나라장터 운영 목적을 위해 나라장터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시중 거래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것을 엄격 관리하고 있다. 시중 제품보다 비싸게 판매하면 '우대가격 유지의무 관리' 위반이다.

해당 내용과 관련하여 ㈜대경바스컴 측에 문의했지만 홍보팀 관계자는 "관련된 사항이 궁금하면 공문이나 회사 차원으로 질의를 달라"라며 "회사 차원에서 공문이나 이런 것들로 해서 경영진 쪽에서 답변이 오지 않겠냐"라고 반문했다. 이후 이 관계자가 요청한 회사 홈페이지 창구를 통해 지난 24일 구체적인 질의서를 남겼지만 지금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doorwater0524@wikileaks-kr.org

최문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

• facebook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블로그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