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文정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방치 및 은폐·왜곡”
감사원 “文정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방치 및 은폐·왜곡”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2.07 11:26
  • 수정 2023.12.07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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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문재인 정부, 이씨 사망사건 발생하자 장시간 손 놓고 방치”
“북한의 피살·시신 소각 후 사건을 덮으며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

감사원, 서욱 전 국방장관, 김홍희 전 해경청장 엄중조치 통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20명 재판 진행중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피격) 사건' 당시 상황을 방치하고, 사건 이후에는 관련 사실을 은폐·왜곡했다는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가 7일 발표됐다. 사진은 피살된 공무원이 타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지난해 9월 열린 추모 노제 [출처=연합]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피격) 사건' 당시 상황을 방치하고, 사건 이후에는 관련 사실을 은폐·왜곡했다는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가 7일 발표됐다. 사진은 피살된 공무원이 타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지난해 9월 열린 추모 노제 [출처=연합]

감사원은 7일 오전 지난 20209월에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최종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당시 문재인 정부가 사건이 발생하자 사건자체를 방치하고, 사건 이후에는 관련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왜곡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2020922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인 이대준 씨가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에게 피살되고 시신이 해상에서 소각된 사건이다.

감사원은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씨 사망 전에는 손을 놓고 방치했고, 북한의 피살·시신 소각 후에는 사건을 덮으며 '자진 월북'으로 몰아갔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가안보실, 해양경찰, 통일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 기관은 이씨가 사망하기 전부터 사실상 손을 놓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 공무원 피살(피격 사건)'을 감사해 온 감사원이 7일 해경 고위간부에 대한 정직 등 관련 부처 관계자 13명에 대해 징계·주의 등을 요구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인 이대준 씨가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에게 피살되고 시신이 해상에서 소각된 사건이다. 사진은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 실종됐다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출처=연합]
'서해 공무원 피살(피격 사건)'을 감사해 온 감사원이 7일 해경 고위간부에 대한 정직 등 관련 부처 관계자 13명에 대해 징계·주의 등을 요구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인 이대준 씨가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에게 피살되고 시신이 해상에서 소각된 사건이다. 사진은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 실종됐다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출처=연합]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안보실은 2020922일 당일 오후 북한 해역에서 서해 공무원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보고 받고도, 통일부 등에 위기 상황을 전파하지 않고 '최초 상황평가회의'도 하지 않았다.

해경은 당일 오후 6시쯤 안보실로부터 정황을 전달받았지만, 보안 유지를 이유로 추가 정보를 파악하지 않고, 국방부 등에 필요한 협조 요청도 하지 않았다. 통일부 납북자 관련 대북정책 총괄 부서장인 A 국장은 국정원으로부터 정황을 전달받아 서해 공무원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고 파악했으나 장·차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합참 역시 당일 오후 4시대에 정황을 확인하고도 '통일부가 주관해야 하는 상황으로, 군에서는 대응할 게 없다'고 국방부에 보고하고 손을 놨다고 지적됐다. 국방부는 합참의 보고를 받고도, 대북 전통문을 발송할 필요성이나 군에서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안보실에 건의도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피격) 사건' 당시 상황을 방치하고, 사건 이후에는 관련 사실을 은폐·왜곡했다는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가 7일 발표됐다. 사진은 북한군 총격을 받고 숨진 공무원이 실종 직전까지 탄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출처=연합]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피격) 사건' 당시 상황을 방치하고, 사건 이후에는 관련 사실을 은폐·왜곡했다는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가 7일 발표됐다. 사진은 북한군 총격을 받고 숨진 공무원이 실종 직전까지 탄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출처=연합]

또 감사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피살·소각된 이후부터는 관계 기관들이 사실을 덮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료 등을 삭제·왜곡하며 자진 월북으로 몰아갔다고 밝혔다.

923일 새벽 1시에 개최된 관계 장관회의에서 안보실이 이씨 시신 소각 사실에 대한 '보안 유지' 지침을 내리자 국방부는 230분께 합참에 관련 비밀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통일부가 실제로 사건을 최초 인지한 시점은 국정원으로부터 전달받은 922일 오후였다. 하지만, 국회와 언론 등에는 23일 새벽에 열린 관계 장관회의에서 최초로 인지했다고 거짓으로 알렸다.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왼쪽)가 김기윤 변호사와 함께  지난 2022년 10월 2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추가고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출처=연합]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왼쪽)가 김기윤 변호사와 함께 지난 2022년 10월 2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추가고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출처=연합]

국방부, 국정원, 해경도 모두 '자진 월북' 방침이 사실과 다르다고 파악했으나 그 방침을 따랐다. 국방부와 국정원은 시신이 소각됐다는 점을 알고도 '소각 불확실' 또는 '부유물 소각'이라고 말을 바꿨다.

정부는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내용을 여러 차례 대국민 발표했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사실과 다른 내용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인 이씨의 사생활까지 부당하게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은 앞서 지난해 10월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20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22년 12월 14일 오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출처=연합]
지난 2022년 12월 14일 오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출처=연합]

이번에 조치가 요구된 13명 중 서욱 전 장관, 김홍희 전 해경청장 등 퇴직자 5명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이 징계 사유를 인사 기록에 남겨 향후 공직 재취업 시 불이익이 가도록 했다. 현직자는 징계 요구 7, 주의 요구 1명 등 총 8명이다.

핵심 관련자인 서훈 전 실장과 박지원 전 원장은 인사 통보 조치 대상에 포함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사·재판을 받고 있고 공직에 재취업할 가능성이 작아 인사 기록 통보 조치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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