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미국인들 ‘대공황 때가 더 나았다’… SNS에 확산되는 ‘조용한 대공황’ 테마와 논란
[월드 프리즘] 미국인들 ‘대공황 때가 더 나았다’… SNS에 확산되는 ‘조용한 대공황’ 테마와 논란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12.29 05:06
  • 수정 2023.12.29 0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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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슈퍼마켓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슈퍼마켓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매우 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출 감당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되고 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과거 대공황에 비견된다는 말도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 틱톡 유행어 중에는 ‘조용한 대공황(silent depression)’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보통의 미국인들의 실질 소득에서 주거비, 교통비, 식료품비 등 핵심 지출이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쓰는 말이다. 일부 틱톡 이용자들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제 침체 기간이었던 대공황 때보다 더 버텨나가기가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콜럼비아 경영대학원의 경제학 교수 브렛 하우스는 “1923년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았다는 틱톡 이용자들의 생각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100년 전과 비교해, 지금은 수명이 훨씬 더 길어졌고, 삶의 질이 훨씬 좋으며, 개인의 가능성을 실현할 기회가 훨씬 크고, 인권이 더 광범위하게 존중되고, 정보 및 교육에의 접근성이 크게 확장됐다”라고 했다.

수치만 보더라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은 침체 전망을 피해 계속 성장해 왔다.

미 국립경제연구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은 공식적으로 침체를 ‘유의미한 경제 활동 감소가 경제 전반에 서너달 이상 지속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에는 10여 차례 이상 침체가 있었는데, 그 중에는 1년 반이나 지속된 것도 있다.

미국은 1929년에서 1939년 산업화 시대에 10년 동안 유일하게 경제 대공황을 겪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W.E. 업존 고용연구소(W.E. Upjohn Institute for Employment Research) 연구 책임자 수잔 하우스먼은 CNBC에 “대공황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강도이다. 우리는 80년에서 90년 동안 그런 것을 겪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반적인 활성도를 추적하는 가장 최근의 분기 GDP 보고서는 기대치보다 높은 성장을 보여 줬으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노력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며 경제 역사에서 보기 드문 성과라고 평가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연준은 2024년 금리 인하를 시사했는데, 실업률 급등 없이 2% 목표로 인플레이션을 돌려놓는, 즉 많은 이들이 원하는 연착륙으로 가는 길이 될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교 금융경제학과의 손성원 교수는 “확실히 경제는 느려지고 있고, 취업 시장이 식고 있다. 그러나 대공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11월 11%로 떨어졌다. 1930년대 25%에 비하면 상황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손성원 교수는 “현재 임금이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오르며 구매력을 높이고 있다. 이는 대공황이라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표 상으로는 미국 경제가 강해 보이지만, 많은 미국인들이 치솟는 생필품 물가에 힘들어 하고 있고, 예금이 고갈돼 가고 있으며, 생계 유지를 위해 신용카드에 의존하고 있다.

저소득 가정은 특히 타격이 크다고, 시카고대학교 공공정책 연구 교수이자 전 백악관 경제고문위원회 부위원장 토마스 필립슨은 말했다. 가장 낮은 소득의 사람들은 식품, 주거, 연료에 소득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며 누구보다 인플레이션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필립슨은 “실질 소득의 분배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이 부자들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가계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품목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주거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데이터 수치와는 상관 없이, 정부가 잘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CNBC는 시사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S&P CoreLogic Case-Shiller Index)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미국의 주택 가격은 6.1% 상승했는데, 지난 35년 동안 추적한 연간 상승률의 중간값보다 훨씬 높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렸지만 여전히 7% 이상이며, 주택 공급률도 매우 낮다.

하우스 교수는 이것이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재무상태를 매우 나쁘게 보고 있다는 이유라며, “주택 소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생에서 가장 큰 투자 결정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미국 경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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