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55) ‘리비아식 한방 해결책’을 노린 부시 vs “불안감 해소되면 북한은 핵 프로그램 폐기” 주장 노무현
청와대-백악관 X파일(155) ‘리비아식 한방 해결책’을 노린 부시 vs “불안감 해소되면 북한은 핵 프로그램 폐기” 주장 노무현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1.05 10:30
  • 수정 2024.01.05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갈등을 거듭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워싱턴과 서울은 노무현 정권이 끝날 때까지 북한을 다루는 문제를 놓고 어찌해야 할 지 몰랐다.” (한승주 전 주미대사)

2003년부터 3년간 주미대사를 역임한 한승주는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핵문제에 대해 강경책을 굳게 고수했다”고 회고했다.

부시 정책팀은 출범 후 1994년 제네바합의에서 드러난 클린턴 행정부의 방식을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에 있는 나라와 양자 회담을 열지 않을 것이며 미 행정부 역시 북한이 하는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하지 않겠다고 했다.

2003년 리비아에 했던 방식으로 북한 핵문제를 한 방에 날려버릴 해결책을 고집했다.

이와 반대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유가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과 번영하는 한국 때문에 안보 불안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사석에서도 “불안감의 원인이 제거된다면, 북한은 핵무기와 핵푸기 프로그램을 스스로 없앨 것이다”고 말하곤 했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 위협을 보는 노 대통령의 시각을 ‘순진한 발상’으로 여겼다.

노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완강한 대북 강경책을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두 정부의 180도 다른 견해는 양자회담에서 뿐만 아니라 한미일 3자 조정 감독그룹과 같은 다자간회담에서도 마찰과 언쟁을 유발하곤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로 인해 오랜기간 유지돼 온 동맹국의 신뢰와 우정에 금이 가는 것이었다. 

부시 행정부가 지목한 '악의축' 국가들 /폭스뉴스
부시 행정부가 지목한 '악의축' 국가들 /폭스뉴스

2004년 12월 중요한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노 대통령이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담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LA에서 기착했을 때였다. 노 대통령은 세계문제협의회에서 연설하면서 보좌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몇가지를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왜 핵무기를 가지려 하는 지 알 것 같다”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이끈 것은 안보 불안감 때문인데, 그것이 해소되면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백악관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승주 대사는 부랴부랴 워싱턴으로 날아와 백악관 고위 관리들을 만나며 진화해야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진정으로 깊이 걱정하고 있으며, 북한 핵문제가 서로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평화롭게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고 설득했다.

보좌진이 손에 땀을 쥐며 우려했지만, 다행히도 산티아고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LA발언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노 대통령이 이를 거론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부시 행정부의 정책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워싱턴의 일부 초강경파들에 의해 표현된 견해를 비판하려 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도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더 이상 문제를 논하지 않았다.

미 백악관과 행정부 내부의 경우도 의견이 한 방향으로 일치하지는 않았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이끄는 국무부는 부통령과 정책 차이가 있었다. 때로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이끄는 국방부와도 이견이 있었다. 

국무부 내에서도 존 볼튼 국무차관이 맡은 핵 비확산사무실이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책분립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큰 골격은 유지됐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반면, 노 대통령은 채찍보다 당근에 비중을 둔 전임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옹호했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은 6자회담 전략에 잦은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었다.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dtpchoi@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