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미얀마 수용시설들의 대규모 확장
[월드 프리즘]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미얀마 수용시설들의 대규모 확장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2.04 07:01
  • 수정 2024.02.0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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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현지 시각) 미얀마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에서 군부가 독립기념일을 맞아 사면한 재소자들이 탄 버스를 보고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군부는 2021년 쿠데타 이후 약 2만5000여 명의 정치범을 체포·구금했고 이 중 상당수는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됐다. [사진 = 연합뉴스]출처 : 매일일보(http://www.m-i.kr)
지난달 4일(현지 시각) 미얀마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에서 군부가 독립기념일을 맞아 사면한 재소자들이 탄 버스를 보고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군부는 2021년 쿠데타 이후 약 2만5000여 명의 정치범을 체포·구금했고 이 중 상당수는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됐다. [사진 = 연합뉴스]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 수용시설들이 은밀하게 대규모로 늘어난 사실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3일(현지 시각)가디언이에 따르면 이들 시설은 미얀마 군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수용 및 교화 시설 증설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탄압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새로운 위성사진 분석 결과 미얀마 군사정부가 수용시설 증설 프로그램을 대규모로 은밀하게 진행해 수천 명의 민주화 운동가들을 투옥하고 있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아웅산 수치의 민선 정부를 축출한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 이전부터 2024년 1월까지 촬영된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미얀마에서 확인된 감옥 59개 중 27곳이 대규모 확장을 완료했거나 확장 공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군부정권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대규모 수용소 건설 프로그램은 미얀마의 교도소 망 확장이 이 나라 민주화 운동에 대한 탄압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새로운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얀마 정치범 지원 협회(Assistance Association for Political Prisoners)’에 따르면 2021년 쿠데타 이후 25,900명 이상의 “정치범”이 체포되었으며, 거의 2만 명이 여전히 구금되어 있다. 미얀마에서 군에 의해 살해되거나 투옥·구금된 사람들의 수를 확인하는 것은 ‘정치범 지원 협회’의 주요 활동 중 하나이다.

2월 1일 군사 쿠데타 3주년을 맞아 ‘미얀마 증언(Myanmar Witness)’이 인권 침해 증거를 수집 및 검증한 분석에 따르면, 25개의 감옥 주변부에 수감자 수용시설로 보이는 구조물 33개가 새로 세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가 시설들의 위치와 철통 보안으로 인해 우리는 이것이 공식 교도소와 연결된 새로운 수용시설이라고 믿습니다.”

런던에서 운영되는 ‘미얀마 증언’의 매트 로렌스 국장은 이렇게 주장했다. ‘미얀마 증언’은 영국 정부가 일부 자금을 지원하는 연구 기관인 ‘정보 탄력성 센터(Centre for Information Resilience)’에 의해 운영되는 단체이다.

이 자료는 또한 농촌 지역의 채석장과 농업 시설물들을 중심으로 53개의 노동 수용소가 분명히 확산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들 대부분에서 활발한 활동이 지속적으로 목격되었다.

쿠데타 이후 이 같은 교도소 시스템의 확장은 정적, 언론인, 민주 운동가들의 대규모 체포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미얀마의 사실상의 민간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인데, 그녀는 쿠데타가 시작되기 직전 새벽 불시에 체포되어 2003년 양곤 시 소재 ‘인세인 형무소(Insein prison)’로 이송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었다. ‘인세인 형무소’는 그녀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투옥되었던 수용소이다.

미얀마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감옥인 ‘인세인’의 독특한 방사형 디자인은 1887년 영국 식민지 개척자들에 의해 건설되었다.

‘인세인 형무소’는 2022년 7월 4명의 민주 운동가들이 이곳에서 처형되면서 국제적인 이목이 집중된 곳으로, 당시 처형은 미얀마에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집행된 교수형이었다.

당시 인권 단체들은 이 재판을 테러 행위에 맞먹는 부당한 재판이라 비판했는데, 이번 위성사진 분석으로 이 참혹한 비공개 재판과 교수형이 집행된 위치를 ​​정확히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 이후 투옥되었다가, 현재는 가택연금 중인 것으로 알려진,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옹산 수치 [사진 = 연합뉴스]
쿠데타 이후 투옥되었다가, 현재는 가택연금 중인 것으로 알려진,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옹산 수치 [사진 = 연합뉴스]

분석에 오픈소스 이미지를 활용한 ‘미얀마 증인’은 2022년 3월에 지붕 없는 작은 구조물이 교도소의 원래 담장 바로 안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나중에 업그레이드된 후속 이미지에 따르면 이곳에 새로운 파란색 지붕 얹혀진 것으로 보아 이곳이 처형 장소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 운동가들은 당국이 교수대를 감추기 위해 지붕을 설치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수치 여사는 지금까지는 ‘인세인 형무소’ 수감은 피할 수 있었다. 그 대신 그녀는 새로 건설된 군사 수도인 네피도(Naypyidaw) 바로 외곽에 건설된 현대적인 ‘네피도 교도소’로 이송되었다.

그런데 ‘네피도 교도소’ 또한 교도소 내부와 외부에 새로운 대형 건물들이 등장하면서 지난 3년 동안 상당한 시설 투자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2022년 2월, ‘네피도 교도소’에 여러 개의 새로운 건물이 나타났다. 나중에 2023년 4월 날짜의 이미지에서는 교도소 정문 바로 북쪽에 추가 증축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었다.

수치 여사를 포함한 일부 수감자들은 네피도에 있는 동안 독방 생활을 했지만, 보도에 따르면 78세의 수치 여사는 2023년 7월에 가택연금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분석은 나아가 쿠데타 이후 완전히 새로운 형무소 두 곳이 새로 건설된 사실을 포착했다. 이들 중 하나는 몬 주의 몰먀잉 지역에 위치하면서, 주로 정치범을 수감하고 교도 당국이 아닌 미얀마 군부가 단독으로 운영한다는 현지 보고들이 이어지고 있다. 위성 이미지는 2022년 2월부터 해당 장소에 건물 공사가 진행 중임을 포착했다.

분석 결과 총 100개 이상의 감옥과 노동 수용소가 파악되었지만, ‘미얀마 위트니스’의 매트 로렌스 국장은 미얀마 감옥 부지의 실제 확장은 자신들이 파악한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방법으로는 수용소 확장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픈소스 데이터로는 모든 새 건물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으며, 이런 건물들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한편, 미얀마 인권 탄압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는 기록들은 구금된 정치범의 수가 너무 많아 과밀수용이라는 주장과 함께 단식 투쟁, 수감자 구타, 성폭력 등을 보고하고 있다.

올해 초, 미얀마 군사정부는 연례행사의 일환으로 외국인 114명을 포함해 수천 명의 수감자들에 대한 대규모 사면을 단행했다. 그러나 체포된 이후 지금까지 스파르타식 ‘네피도 법정’에서 딱 한 번 목격된 수치는 석방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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