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MAP] “공사비가 관건”…삼성물산 VS 포스코이앤씨, ‘노량진1구역’ 수주전략
[재개발 MAP] “공사비가 관건”…삼성물산 VS 포스코이앤씨, ‘노량진1구역’ 수주전략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2.05 14:39
  • 수정 2024.02.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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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지상 33층에 아파트 2992세대 계획
2026년 착공 예정이지만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연기 가능성
지난해 11월 입찰에 시공사 무응찰…올해도 참여의사 없어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 참전하면, 부산에 이어 재대결 성사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남측 투시도. [자료=서울시]

노량진뉴타운 내에서도 ‘노른자 구역’으로 꼽히는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재개발 수주 2차전’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이하 노량진 1구역)은 지난 2021년 6월 서울시의 건축심의를 통과해 지상 33층, 지하 4층 규모로 공동주택 2992세대(임대 531세대, 분양 2,461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및 근린생활시설로 계획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각각 자사의 주택 브랜드인 래미안과 오티에르를 내세워 부산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2-1구역에 도전장을 내밀어 2024년 첫번째 재개발 수주전을 벌였다. 사업권은 포스코이앤씨가 거머쥐었다.  포스코이앤씨가 조합 측에 모든 사업경비를 전액 무이자로 대여하고, 사업촉진비 1240억원을 세대당 4억원 지원하기로 약속한 전략이 먹힌 것이다.

치열했던 ‘부산 전투’를 끝낸 이후 빅매치는 노량진 1구역에서 또 한번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이번에는 노량진에서 2차전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아직까지 양사 모두 구체적으로 설계안이나 금융지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정비업계에서는 노량진1구역을 놓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본 것이다.

노른자 땅이지만 한계로 지목된 ‘낮은 공사비’

노량진1구역 조감도. [사진=서울시]
노량진1구역 조감도. [사진=서울시]

지난 2009년 최초로 정비구역 지정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않다가 조합도 2017년이 되서야 설립됐다. 서울시의 건축심의 이후에도 3년 동안 시공사를 찾지 못한 노량진1구역은 지난해 11월 낮은 공사비로 인해 유찰됐다.

당시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경쟁했지만 결국 무응찰로 노량진1구역 시공사 찾기는 해를 넘겼다. 홍보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GS건설은 조합으로부터 두차례 경고를 받아 이번 입찰에서는 발을 빼는 모양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15일이다.

지난해 12월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해 금호건설, 호반건설, 효성중공업도 참여해 관심을 보였다.

부산 촉진2-1구역의 경우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2주 전부터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략을 공개했지만 시공사 선정이 열흘 정도 남은 시점에 먼저 전략을 공개한 시공사는 아직 없다.

삼성물산은 공사비가 1차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무응찰 가능성을 내비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입찰 내용을 봐야하지만 비슷하거나 동일한 수준이라면 참여가 어렵지 않겠나”면서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도 결정을 내린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도 “참여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공사비 문제도 입찰 내용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노량진1구역 조합 측이 제시한 평당 공사비는 730만원이다. 이를 놓고 조합측이 책정한 공사비는 물가 대비 너무 낮다는 것이 건설사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현재 노량진뉴타운 8개 구역 가운데 2·7구역은 SK에코플랜트가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3구역은 포스코이앤씨, 4구역은 현대건설, 5구역은 대우건설, 6구역은 SK에코플랜트·GS건설, 8구역은 DL이앤씨 등이 수주에 성공했다. 각 구역에서 시공사들은 앞다퉈 각 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들을 내놓은데 이어 서울시는 근린공원, 공공청사 및 유치원도 조성해 노량진뉴타운 일대를 새로운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 조경 조감도. [사진=래미안 홈페이지]
서울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 조경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만약에 입찰에 뛰어든다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다시 한번 래미안과 오티에르를 출전시킬 전망이다.

20년 넘게 삼성물산의 주거브랜드 상징인 래미안은 부산에서의 아쉬움을 서울에서 달래기 위해 조경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IFLA 어워드’와 ‘대한민국 조경대상’ 등 3관왕을 달성한 래미안 대표 조경인 ‘네이처갤러리’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물산의 시그니처 미래형 주거모델인 ‘래미안 넥스트홈’과 차세대 주거플랫폼인 ‘홈닉’의 도입도 유력하다.

부산 촉진 2-1구역 오티에르 투시도. ⓒ포스코이앤씨
부산 촉진 2-1구역 오티에르 투시도.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개월 사이 국내 최고 건설사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기세를 몰아 오티에르의 좋은 기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티에르는 지난 2022년 론칭돼 래미안보다는 덜 익숙한 브랜드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부터 오티에르를 공격적으로 도시정비 수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오티에르는 강남 방배에서 첫번째 승리를 거뒀으며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를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초고층 기술력과 안전, 품질, 낮은 하자율 등으로 사업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노량진1구역 조합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시공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도 “아무래도 작년에 참여 의사를 밝힌 회사가 한번 더 도전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아무도 입찰에 뛰어들진 않았지만 법적인 문제(부정선거 의혹)도 지금 당장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건설사들이 지난번보다 입찰하기는 조금은 더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량진뉴타운 중에 여기(1구역)만 남았는데 어서 시공사 선정이 결정됐으면 좋겠다”면서 “공사비 문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여의도 도심의 외곽 기능을 할 노량진 일대

노량진1구역 위치도. [자료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포털]
노량진1구역 위치도. [자료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포털]

약 3000세대가 들어설 사업부지는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 사이에 위치한 교통 요지로서, 노량진재정비촉진지구 중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대규모 단지다. 2026년 착공 예정이지만 시공사 선정 지연에 따라 더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지역적·입지적 특성에 따라 해당 사업부지는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계획을 위해 서울시 공공건축가를 투입해 특별건축구역으로 추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별건축구역을 통해 기존의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아파트 계획에서 벗어나 다양한 표정을 품고 있는 마을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아파트 단지를 계획함으로써 우수한 도시 경관과 스카이라인을 만들었다”면서 “세대 내에서 외부 공간을 즐길 수 있는 테라스형 단위 세대와 개방형 발코니를 계획했고, 주동 옥상 및 측면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지속 가능한 친환경 녹색 단지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지의 동서남북에는 최대 폭 20m에 달하는 공공보행통로를 확보해 지역 주민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게 했고, 사업부지 남측에는 공공청사 등을 설치하여 사업의 공공성을 도모했다. 특히 공공청사 상부는 경사형 녹지공간으로 조성하여 근린공원과 함께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울러,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평형을 비롯해 수요자의 요구에 맞는 7개의 다양한 평형을 도입했으며, 임대세대와 분양세대를 동일하게 계획해 적극적인 소셜믹스를 도모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량진 일대는 철도, 도로 등으로 단절돼 향후 철도와 올림픽대로 지하화 등 공간적 변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개별 사업들의 연계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2030 도시기본계획에서 노량진 일대를 여의도 도심 기능의 강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지역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노량진 일대의 입지적 잠재력, 환경적 가치, 관련계획 방향에 부합하는 장기비전 마련을 위한 노량진 일대의 종합적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노량진 일대를 여의도‧노들섬‧용산을 연계하는 수변문화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가용지 개발 등 종합 육성 관리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노량진1구역 동측 투시도. [자료=서울시]
노량진1구역 동측 투시도. [자료=서울시]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4조원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과천10단지 수주를 마지막으로 총 2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2조 클럽’에 가입했다.

도시정비사업 상위권 자리를 두고 ‘총성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재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량진1구역에 스피디한 주택 공급과 동시에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개방형 발코니, 태양광 설비 등을 적극 도입해 건축물의 입면 변화뿐만 아니라 친환경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건축계획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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