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미국, 유럽의회 선거 등 국제 정세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만한 선거들이 예정돼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각국에선 우파 성향 정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선거에서도 우파가 집권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자국 우선주의 심화' 등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오는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대선, 4월 우리나라·인도 총선, 6월 유럽의회 선거, 10월 브라질 기초의원 선거, 11월 미국 대선 등 총 76개국 약 42억 명의 투표가 연달아 대기중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큰 파급력을 지닌 미국 선거에선 바이든과 트럼프 재대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508개 여론조사 평균을 집계한 결과 바이든·트럼프 지지율이 각각 43.4%, 45.3%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선 보수 집권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분쟁 중인 국가는 총 19개 국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에 따른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 발족까지 일어나 지정학적 위험이 상당한 상황이다.
지정학적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를 통해서도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러-우 전쟁 이후 324.2p(2022년 3월)까지 치솟았던 지정학적리스크지수는 2023년 9월 99.1p 까지 하락했다가 이-팔 전쟁 이후 152.3p로 다시 악화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국은 방어를 목적으로 군비 지출을 증액하는 분위기다. 2022년 러-우 전쟁 발발로 유럽이 2.7%p의 높은 기여도를 보이며 세계 군비 지출 증가가 3.7%까지 확대됐다.
올해에도 미국,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은 역대 최대 규모의 국방비를 편성했다. 세계 군비 지출의 39%를 차지하는 미국은 역대 최대인 8420억 달러를 포함해 총 8860억 달러의 국방수권법을 확장했다. NATO도 회원국 군비 지출 기준을 GDP 대비 최소 2%로 합의했다. 이외에도 러시아, 일본 등도 역대 최대 규모의 국방비를 예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우파 정당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우파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난민정책,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기후 변화 목표 등 수많은 정책이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각국 선거 이후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경제 및 정치 전략의 재편과 실리 중심의 균형 외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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