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물가 상승 확산....외식 자체가 '럭셔리'로 인식되는 미국
[월드 프리즘] 물가 상승 확산....외식 자체가 '럭셔리'로 인식되는 미국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2.19 06:40
  • 수정 2024.02.19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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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한 슈퍼마켓 [사진 = 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한 슈퍼마켓 [사진 = 연합뉴스]

미국의 물가 상승 여파가 외식비에까지 파고들어, 나가서 사 먹는 자체가 럭셔리가 되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번 발렌타인데이에 파트너와 함께 집에서 직접 요리해 로맨틱한 식사를 즐겼다면 당신은 무엇을 해 먹었든 상관없이 외식보다 상당한 금액의 돈을 절약했을 것이다.

지난 1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굳이 값비싼 발렌타인데이 특별 메뉴가 아니더라도 미국인들에게 외식 대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점점 더 저렴해지고 있다. 마트에서 사는 식료품 가격은 전년 대비 1.2% 올랐고, 식당에서 사 먹는 음식 가격은 5.1% 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체감하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이다. 상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가격 그 자체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게 유지되면서 미국인들이 여타 부문에서의 호경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의 해를 맞이해, 지난달 월별 비율로는 1년 만에 가장 높게 치솟은 식품 가격 상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마트에서 파는 식료품과 외식비의 인플레이션 속도는 작년에 비해 크게 둔화되었지만, 그 속도 사이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2023년 1월의 경우에는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상승한 반면, 식당 음식값은 전년 대비 8.2% 상승하면서 외식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했었다.

이 같은 변화는 왜 생겼을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 소비자들은 상품보다 서비스에 돈을 더 많이 썼다. 서비스에 대한 수요 상승은 임금 상승 압박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결국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서비스 업종에 임금 상승 압박이 존재합니다.”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나 페터슨은 이렇게 분석했다. 가장 큰 임금 상승 압박은 보건의료, 정부, 레저 및 숙박업과 같은 부문에서 발생한다고 그녀는 지적했다. 

“여가와 접객업종에는 레스토랑도 포함되어 있고, 이 부문에서 여전히 일자리 이동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업체들은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임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화요일 메모에서 “우리는 이러한 인상 중 상당수가 2023년에 억제된 임금 인상 압박이 강력하게 표출되는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임금 인상 속도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외식, 교통, 오락을 포함한 서비스 부문의 가격은 1월에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이는 전체 월간 물가 상승률 0.3%에 비해 148%나 더 높은 수치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어떤 음식들이 더 비싸졌나

신선한 야채류에 수요가 몰리면서 품귀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신선 야채의 가격은 지난달 2.4% 상승했다. 가장 눈에 띄게 상승한 품목은 토마토로, 1월에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가격이 4.6%가 올랐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이면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애리조나주립대학교 농업경제학부 학장인 티모시 리카르드는 분석했다.

2022년 토마토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저렴했다가 이후 몇 달간 기저효과를 보이며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 가격에 실망한 농부들은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농산물 재배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리카르드 교수는 말했다.

“몇 달만 기다리면 가격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입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예견했다.

CPI가 조사하는 모든 상품과 카테고리에서 냉동 무탄산 주스와 음료 가격은 일년 동안 가장 높았다. 월별 기준으로 이 상품의 가격은 9.9% 상승했으며, 1월 기준으로 지난 12개월 동안 29%나 상승했다. 아마도 날씨(특히 허리케인)와 감귤류 질병 탓이 아닐까 한다.

반대로 더 싸진 상품은?

반면, 햄과 상온 보관이 가능한 생선 및 해산물은 CPI에서 추적한 모든 식품 카테고리에 걸쳐 가장 큰 가격 하락을 보였다.

지난달 햄 가격은 3.1% 하락했고, 상온 보관 가능한 생선 및 해산물 가격은 2.9% 하락했다.

이 중에서도 연간 기준으로 계란은 CPI에서 추적된 모든 항목을 통틀어 가장 큰 가격 하락(-28.6%)을 기록한 품목이다. 그러나 조류독감이 다시 업계를 강타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달 계란 가격이 지난해 12월보다 3.4%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추세는 계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음으로 상추(-11.7%)와 사과(-8.9%)가 연간 식품 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품목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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