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INSIGHT] '트럼프 공포'에 유럽·중동 각자도생 고민...‘K-방산’ 기회 될 듯
[WIKI INSIGHT] '트럼프 공포'에 유럽·중동 각자도생 고민...‘K-방산’ 기회 될 듯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2.19 09:03
  • 수정 2024.02.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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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시 나토 탈퇴 압박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 촉구
방위사업청, 맞춤형 지원사업으로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
방산기업들, 폴란드에 K9 자주포 등 3조원대 무기수출 계약
UAE·사우디·카타르와도 방산협력 강화…“안보외교의 한 축”
K9 자주포 훈련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리나라의 방위산업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해외에서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19일 방산업체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임박한 시점에서 유럽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트럼프 공포론’으로 인해, 오히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어무기를 갖춘 한국 방위산업에 관심도가 더 높아 질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좀처럼 끝날 기미기 안 보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전쟁 등 유럽과 중동일대가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후보이자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자가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한번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이하 나토) 방위비 분담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그니처 슬로건이자 4년 임기의 상징인 ‘America First’(아메리카 퍼스트), 즉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해외에서의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국내 산업을 키우자는 목적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되면 나토를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전방은 폴란드인데 나토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없어지고 미군이 철수한다면 키이우 함락은 물론이고 폴란드와 루마니아 마저 직접 공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EU(유럽연합)과 나토에서 확산되고 있다.

폴란드부터 영국까지 다양한 분야의 방산협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폴란드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폴란드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 ‘트럼프 포비아’가 점점 유럽과 중동을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폴란드는 물론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를 넘어 호주까지 'K-방산'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연초부터 폴란드와는 군용항공기 감항인증 상호인정을 체결했다. 감항인증은 항공기가 비행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고 이를 정부기관에서 인증하는 것이며, 상호인정은 우리 정부가 인증한 국산 항공기의 비행 안전성을 상대국이 인정한다는 것이다. 

폴란드와의 군용항공기 감항인증 상호인정은 미국, 스페인, 프랑스, 호주에 이어 5번째며 동유럽 국가와는 최초 체결하는 것으로 세계 각국으로부터 우리의 감항인증 능력과 국산 항공기 안전에 대해 인정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 관계자는 “이번 상호인정 체결을 통해 폴란드에 수출 계약한 FA-50 48대 뿐만 아니라 향후 추가적인 항공기 분야 사업에서 양국 간 협력관계는 더욱 공고해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FA-50의 폴란드 수출로 유럽 국가에 국산 항공기 수출 가능성이 입증된 바, 이번 폴란드와의 상호인정을 통해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기술력dl 유럽 전역에 홍보돼 향후 유럽지역 방산수출 확대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의 대표적인 방산전시회인 ‘폴란드 MSPO 2023’에 참석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br>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의 대표적인 방산전시회인 ‘폴란드 MSPO 2023’에 참석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에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폴란드 군비청에 K9 자주포 등을 추가 수출하는 약 3조4758억원(약 26억달러)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K9자주포 및 자주포용 155mm 탄약과 K9 유지∙보수를 위한 종합군수지원패키지(ILS∙Integrated Logistics Support)를 공급하고, K9 유지 부품의 현지 생산에 협력하기로 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 다련장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Framework)을 체결했고 같은 해 8월에는 K9 212문, 11월에는 천무 218대를 1차로 계약했다. 이번 계약은 K9의 남은 계약 물량(460문) 중 일부인 152문을 금융계약 체결 등을 조건으로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기존 계약 실행을 통해 맺은 폴란드와 깊은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됐다”면서 “폴란드 수출의 남은 계약 물량을 모두 마무리해 K-방산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한화 방산계열사들는 지난해 9월 유럽의 대표적인 방산전시회인 ‘폴란드 MSPO 2023’ 참가를 계기로 향후 유럽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유럽에 특화된 첨단기술 기반의 무기체계를 공급하고 폴란드 2차 수출을 위한 준비도 완료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와 폴란드형 천무인 ‘호마르-K’ 제조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고 한화오션은 잠수함, 한화시스템과는 소형 위성 도입 협력을 이어나간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과 쿤 다비츠 네덜란드 국방부 정책차관보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배석한 가운데 열린 한·네덜란드 국방 협력에 관한 MOU에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네덜란드와 영국 등과도 방산협력을 강화한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해 ‘반도체 동맹’ 구축과 동시에 ‘국방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한-네덜란드 방산 군수 공동위원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양측은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국방분야 고위급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음을 평가하면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서 국방 및 방산분야 교류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네덜란드가 독일과 함께 주도해 2025년에 실시하는 대공 미사일 방어 훈련인 JPOW(Joint Protect Optic Windmill)에 우리 군이 옵저버로 참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실무협의를 조속히 개시하기로 했다.

영국에서 열린 글로벌 방산전시회(DSEI)에 전시된 한화의 K9A2.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국과는 공동으로 방산 수출의 기회를 모색하고 영연방 국가 등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양국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 긴밀한 방산 및 안보 협력을 이어 나간다.

영국은 주요 G20국가 중 한국과 방산 공동 수출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최초의 국가다. 

방사청 관계자 “영국은 방산 수출 규모 기준 세계 5위권의 방산 강국으로, 최근 급성장 중인 K-방산과 협력 때 상당한 동반상승 효과가 예상된다”면서 “또한 항공우주 및 유도탄 등 첨단 방산분야 수출에서도 향후 많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현대로템, LIG넥스원, KAI(한국항공우주산업), HD현대중공업 등이 영국에서 참여한 ‘제3차 방산수출전략평가회의’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K-방산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K-9 자주포나 K-2 전차, FA-50 경공격기의 명성을 이어나갈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을 위해 효율적 국방 R&D를 추진하고,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방기술역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2의 중동붐’의 거대한 효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일 UAE 국방특임장관과 방산관련 회담을 개최했다. [사진=국방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중동이 화약고로 재점화된 가운데 ‘중동의 빅3’는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에 나서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UAE(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카타르를 방문해 윤 대통령 방문 이후 국방분야 후속조치를 구체화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K-방산의 우수성에 대해 현지의 국방장관 및 국방관계관과의 공감대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신 장관은 UAE 국방특임장관·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양국의 15년의 긴밀한 국방·방산협력 성과에 공감하고, 양국이 형제국가이자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로서 이에 걸맞은 국방·방산분야 협력을 지속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무인체계, 사이버, 우주, 과학화훈련 등 영역에서의 국방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동의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방산전시회(WDS)에 방문해 한국 방산업체 관계자로부터 전시내용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방부]<br>
신원식 장관이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방산전시회(WDS)에 방문해 한국 방산업체 관계자로부터 전시내용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어 신 장관은 사우디에서 열린 제2회 세계방산전시회(WDS)에 참석해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방산 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아울러 한국 방사청과 사우디 국방부간 ‘중장기 방산협력 MOU’가 체결됐다. 한-사우디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한국 LIG넥스원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간에 체결한 약 32억 달러 규모의 M-SAM Ⅱ 계약 사실을 공개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는 중동지역 내 대규모 방산수출 성과를 공개한 최초 사례로 K-방산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신 장관은 카타르로 넘어가 국방협력의 제도적 기반 구축을 위해 장관급 회담 정례화를 골자로 하는 ‘한-카타르 국방협력 공동위원회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한-카타르 국방 관련 기관 간 교류 및 연합훈련 확대, 미래 국방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국방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신 장관은 한국 국방장관으로서는 최초의 카타르 방문을 통해 역내 새로운 협력 파트너로서의 잠재력을 확인해 큰 의미가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동 3개국과의 K-방산협력은 우리 경제안보 외교의 중요한 한 축으로써, 그로부터 오는 실익은 우리 경제의 추가동력 확보에 큰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우측)과 사우디 군 관계자들이 지난 6일 사우디 WDS에서 천궁-Ⅱ 계약 서명식을 가졌다. [사진=국방부]

우리 기업들이 창출한 업무협약 등의 성과들이 계약 체결 등의 후속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경제외교 성과 확산을 위해 세일즈 외교 지원단을 통해서도 성과 기획 및 홍보를 뒷받침하겠다고 언급했다.

세계 각국의 방위예산은 2016년 1조8000억달러(약 2430조원)에서 2021년 2조달러(약 2700조원)를 돌파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내년까지 국방 예산을 GDP의 2%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방위비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해외 수출을 목표로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빠른 시일 내에 맞춰 공급한 것으로 유럽 등 선진방산시장에 진입할 지속 가능한 방산 수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나토와의 감항인정 상호인정에 대해 “나토와의 상호인정 추진은 아시아 최초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향후 국제협력의 기회를 촉진해 방산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해 K-방산은 유럽과 중동의 매력적인 해결책이 될 전망이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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