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이틀 간의 어산지 송환 공판 핵심들...변호인단, 패소시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할듯
[WIKI 프리즘] 이틀 간의 어산지 송환 공판 핵심들...변호인단, 패소시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할듯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2.24 06:28
  • 수정 2024.02.24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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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로이터 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이틀 동안의 심리를 가진 영국 법정은 이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되느냐를 결정해야 된다.

어산지의 미국 송환 명령에 대한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못하면 그는 바로 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

어산지가 미 국방부 내부고발자 첼시 매닝으로부터 건네받은 정부 기밀 문서들을 2010년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공개하면서 미국의 전쟁범죄와 외교 비리가 폭로됐지만, 미국은 방첩법 하에 그를 기소했다. 어산지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75년의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미국은 문서 공개로 미국에 협력하는 사람들의 생명이 위험에 놓여지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2년 6월 당시 영국 내무장관 프리티 파텔은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승인했다.

그러나 어산지는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로 송환에 맞서 계속 법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해 어산지는 송환 명령을 뒤집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런던 고등법원이 그의 항고를 거부했다. 

현지시간 지난 20~21일 동안 열린 공판에서 어산지 측 변호인들은 미국의 기소가 정치적인 것이며, 그가 기밀 정보를 입수하고 공개하는 전형적인 언론 활동을 한 것으로 기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이 그릇된 신념으로 행동하고 영국과의 송환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어산지에게 닥칠 종신형에 가까운 형은 부당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 측 변호인들은 어산지 기소가 법과 증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측 변호사 클레어 도빈은 “항고인의 기소는 전례없는 것이 되겠지만, 그가 한 일도 전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산지의 지지자들은 어산지가 언론인이며, 미국의 범죄를 폭로한 것으로 탄압받고 있는 영웅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 변호사 도빈은 어산지가 미국의 기밀 문서들을 빼내려고 했으며, 그것들을 교정 없이 무차별적으로 공개해 언론 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항고인이 위키리크스를 시작할 때부터 기밀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개인들을 모집하려고 했다는 것을 증거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해커들과 일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미국을 위해 활동한 정보원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고 했다.

그러나 어산지의 변호사 마크 서머스는 이들에게 피해가 간 증거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어산지의 신체 및 정신적 건강에 관한 우려 또한 지지자들과 그의 아내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어산지는 스웨덴으로부터 성범죄 혐의 수사 대상이었는데, 이를 자신을 잡으려는 미국의 음모로 생각해 스웨덴 송환을 피해 2012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추구했다.

대사관 안에서 거의 7년 동안 고립된 생활을 하다가 2019년 대사관 밖으로 강제 추방되고 곧 바로 영국 경찰에 체포돼 지금까지 교도소에서 독방 생활을 하고 있다. 어산지가 체포되자마자 바로 스웨덴은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를 철회했다.

대사관에서 교도소 독방까지, 오랜 고립 생활로 어산지의 건강 상태가 최악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는 뇌졸중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자살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신 건강도 매우 악화된 상태라고 한다.

영국 1심에서는 이러한 어산지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미국 송환을 불허하는 판결을 냈었었다.

이번 공판에 어산지는 건강 문제로 직접 법원에 출두할 수 없었고 화상 연결도 힘들었다고 어산지 측 변호사 에드워드 피츠제럴드는 말했다.

어산지의 아내 스텔라 어산지는 기자들에게, 그의 건강 상태가 극도로 심각해 미국으로 송환되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산지의 변호사 서머스는 미 정부가 어산지를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납치 암살하려고 했다는 정황에 대해 말하며, 이를 매우 경악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산지를 암살하기 위한 상세한 방법들을 요구했다는 2021년 야후뉴스의 탐사보도 내용이 이번 공판에서 나왔는데, 당시 보도에 따르면, CIA를 주축으로 미 정부는 어산지를 납치 암살할 계획을 논했었다.

서머스는 “CIA 고위급들과 대통령이 방법에 대한 옵션들을 요청했으며, 밑그림이 그려졌었다”라고 주장했다.

이틀 간의 심리는 빅토리아 샤프와 제레미 존슨 판사가 주관했고, 판결은 최소 3월까지 기다려야 나올 수 있다.

여기서 어산지가 승소하면, 그의 항고가 받아들여지는 것이고 이에 대한 정식 항고심이 열릴 것이다. 그가 패하면 남아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유럽인권재판소로 사건을 가져가는 것이다.

스텔라 어산지는 필요하다면 어산지의 변호사들이 긴급 명령을 위한 상소를 유럽인권재판소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전에 영국 당국이 그를 미국행 비행기에 태우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위키리크스 편집장인 크리스틴 흐라픈손은 “사람들을 법정에서 바로 공항으로 데려가 송환 비행기에 탑승시킨 사례들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주 호주 의회는 호주 시민인 어산지가 모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번 공판에 참석한 호주 의원 앤드류 윌키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영국과 미국에 강하게 전달됐기를 바란다"며 "이제 그만 오래 끌어진 사건이 종결될 때"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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