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FOCUS] “터널 짓는데 16년?”…신림~봉천터널, 수차례 공기 연장된 이유
[건설 FOCUS] “터널 짓는데 16년?”…신림~봉천터널, 수차례 공기 연장된 이유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2.26 08:56
  • 수정 2024.02.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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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착공·2017년 준공이었지만 연기…신림선 지하화 등의 이유
남부순환로 교통량 분산을 위한 필수적인 터널…균형발전 기여 목표
서울시의회 “더 이상 일정 차질없도록 철저히 공정관리 할 것” 당부
‘신림-봉천터널’ 구로방향 현장. [사진=서울시]

서울 한복판에 14년 동안 완공되지 않는 터널이 있다.

지난 2007년 계획돼 2010년에 착공한 남부순환도로의 ‘신림-봉천터널’은 예산 부족을 주 이유로 준공기일이 수차례 연기됐다. 

신림-봉천터널 도로건설공사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습 정체도로인 남부순환도로의 기능회복을 위해 남부순환도로 시흥IC와 강남순환도로 봉천터널을 지하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당초 2017년 준공을 목표로 착공했으나 사업계획 변경에 따라 사업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 터널

터널 위치도.(1번이 1공구, 2번이 2공구) [자료=서울시]

이 터널 공사는 총 사업비 6151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로 서울시는 지난 2022년에는 최종적으로 2026년 12월 완공을 약속했다. 

두산건설이 1공구, GS건설이 2공구를 담당하고 있는 이 터널은 총연장 5.58km의 장대터널이다. 계획된대로 2026년 완공된다면 착공된지 16년만에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10년이 넘도록 공사가 끝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 프로젝트는 다른 도로공사처럼 시공사의 부도나 기술적인 문제가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도심을 관통하는 5km의 긴 터널인 만큼 고려할 것이 많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투입예산 부족과 진·출입로 이전, 신림경전철 노선 중첩에 따른 선형 변경 등을 주된 지연 이유로 손꼽힌다. 

신림-봉천터널 조감도. [자료=서울시]

서울시의 계획변경과 주민 청원으로 3차례의 사업계획 변경이 있었는데, 첫번째는 2017년 지상으로 계획됐던 신림선 철도의 지하화로 인한 선형 조정과 남부순환로 진출입구 이전으로 3년의 공사기간이 연장됐고 두번째로는 2019년 터널 상부에 서울시가 행복주택을 건축하기 위해 터널 환기구를 변경하면서 3년의 공사기간이 재차 연장됐다.

세번째 사업계획 변경은 2021년에 발생했는데 주민 민원에 의한 진출입구 위치 변경으로 또다시 3년의 공사기간이 연장된 바 있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해 11월 신림~봉천터널 도로건설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서울시의회]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소속 박기열 전 의원은 지난 2020년 도시기반시설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신림-봉천터널 공사의 준공기한이 5년 연기됐고 1공구는 8회의 물가변동으로 인한 공사비 변경으로 433억원이 증액됐다”면서 “2개 공구 합산 약 700억원의 공사비가 단순히 물가변동 요인으로만 증가해 예산낭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신림-봉천터널 공사가 설계단계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사 중 주민민원으로 1공구의 지하차도 진·출입로를 위치 이전하게 돼 공사기간이 5년이나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0년 기준 신림-봉천터널 1공구는 1828억원에서 432억9400만원이 증액됐으며, 2공구는 당초 1548억원에서 266억5600만원이 증액됐다. 

신림-봉천터널 1공구 공기정화시설 공사 현장. [사진=서울시]

GS건설과 두산건설 모두 착공 초기부터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진행 중이다. 두산건설은 1공구 건설 중 세차례 공기연장을 요청했는데 사업계획 변경 및 적절한 예산 미 투입을 이유가 1차 연장 사유였다.

착공이 지연되자 두산건설은 보상지연과 도로 운영방안 및 터널 종단선형 등의 변경 등의 이유로 준공기한 연기를 요청했다. 같은 기간, 경전철 중첩 구간 설계 변경 반영, 물가변동 및 유관기관 협의의견 반영과 계약금액조정실태 점검결과 반영 등의 사유로 10차례 설계가 변경됐다.

GS건설의 2공구도 같은 사유로 3차례 공기연장과 7차례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GS건설 관계자는 “특별히 기술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지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서울시가 제시한 완공일을 맞추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큰 문제없이 2026년까지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도호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22년 도시기반시설본부에게 “서울시 정책변동에 따라 신림-봉천 터널 공사가 3차례의 사업계획 변경이 있었고 2010년 최초 공사 계약 시 2017년에 준공을 목표로 했던 사업이 2026년으로 9년이나 과도하게 지연됐다”고 지적하며 빠른 개통으로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교통분산의 역할을 해야하는 터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22년 신림-봉천터널 2공구 현장 앞에서 공사현황과 공사장 안전대책을 보고 받았다. [사진=서울시]

서울시에 따르면 남부순환로와 강남순환도로를 잇는 신림-봉천 터널 건설의 목적은 지하로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지하도로를 건설해 이 지역의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 촉진에도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착공 당시에는 서울 남부지역의 유일한 동서방향의 간선도로인 남부순환로는 하루 이용 차량이 13만대 수준으로 도로가 처리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하고 있어 간선도로로서의 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남부순환로 시흥IC에서 사당사거리 구간은 신호교차로 등으로 인해 정체의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 사업은 도심지내에서 시행하는 방재1등급 장대터널 터널의 특수성을 감안해 2개 공구로 분할했다”면서 “완성되면 남부순환로의 교통량 중 약 13~14%가 전환됨으로써 남부순환로의 교통여건이 한결 나아져 시민 고객의 교통편익 증진과 함께 서남부지역의 균형발전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돼 도시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는 터널 굴착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진동 등 주민 민원에 대비한 다각도 대책을 실행 중이다.

전단면 발파를 상․하 반단면 분할 발파로 변경해 시공 중이며 정밀화약과 일반화약을 혼합해 발파하는 제어발파도 실시하고 있다. 향후 공사 전 주변 건축물에 계측기를 설치해 주기적으로 진동 상황을 계측하는 한편, 관계기관 공동 계측을 통해 계측관리의 공정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신림-봉천터널 1공구 공기정화시설 공사 현장. [사진=서울시]

수차례 공기연장이 된 만큼 오세훈 서울시장도 터널 공사현장을 방문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안전 관리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지, 주민 민원 해소 방안이 현장에서 적절히 시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기도 했다.

서울시의회는 “도시기반시설본부는 공사 진행이 더딜수록 물가변동에 따른 예산낭비가 수십억씩 발생하고 추가적인 간접비도 상당하므로 당초 계획한 준공기한을 지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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