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마르세유에서는 라이벌 갱단 간의 마약 관련 총격전으로 49명이 사망했으며, 이 전쟁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유로뉴스>는 프랑스 남부의 유명 항구 도시 마르세유가 어쩌다가 이런 악순환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해 보도했다.

“공포의 밤이었습니다.” 

마르세유의 가장 큰 공동묘지에 누워있는 조카의 무덤을 바라보며 라에티타 리농은 이렇게 회상했다. 지난해 14세였던 그녀의 조카는 가난한 도시 카르티에 노르드의 주택 단지 앞에서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다섯 발을 맞고 사망했다. 

“어린 소년이 총알 세례를 받고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은 마약 카르텔 국가인 멕시코와 이곳의 사정이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이렇게 주장했다.

사정이 얼마나 다급한지 일부 부모들은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극단적 수단까지 불사한다. 

“부모들이 마약 네트워크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 자녀들을 당국에 고발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현지 NGO 단체인 ‘양심(Conscience)’을 이끌고 있는 법학도 아민 케사시는 <유로뉴스>에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마약 전쟁에서 패했습니다.”

케사시 대표는 이렇게 주장했다. 그의 형은 마약 밀매 과정에서 사망했다. 형의 시신은 2020년 12월 차 안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 그 이후 마약 관련 사망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2023년에는 마약 밀매로 인해 마르세유 사상 가장 많은 49명이 사망했다. 이러한 마약 전쟁의 뿌리에는 영역 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가장 큰 마약 카르텔 중 두 곳인 DZ Mafia와 Yoda이 수익성이 높은 마약 시장을 놓고 죽음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사업

프랑스에서는 마약 밀매로 인해 매년 약 30억 유로의 수익이 발생한다. 마르세유의 유명 마약 거래 장소 중 일부에서는 매일 25,000~90,000 유로어치가 거래된다. 

“돈이 흐르고 부패가 넘치고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시의 검사 니콜라스 베소네는 <유로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마르세유의 활발한 마약 밀매 장소 중 하나인 ‘레 마로니에(Les Marronniers)’에서는 레스토랑 메뉴처럼 마약 가격이 길에 나붙어있기도 한다고, 지역 주민이자 사회복지사인 모하메드 벤메두르는 말했다.

지역의 마약 퇴치 임명을 부여받고 최근 임명된 검사는 마약이 유입되는 해외 네트워크의 두목들을 추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 상황을 국가가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니콜라스 베소네 검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 프랑스의 법무부장관도 “마약 유통의 거물들이 마르세유에서 암약하고 있기 때문에” 두바이와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법무부장관의 노력은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다.

2023년 프랑스 당국은 마르세유 인근에서 대마초 7톤, 범죄 자금 2,100만 유로, 돌격 소총 107정을 압수했다. 프랑스 제2의 도시인 마르세유에서는 매일 5~10개의 마약 판매 거점이 해체되고 있다. 그러는 한편에서는 국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자 경찰과 주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직 엘리트 경찰 출신인 브루노 포마르가 ‘RAID AVENTURE’라는 협회를 창립했다. 그는 마약이 만연한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 가정과 젊은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업무입니다.”

포마르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는 우리 지역을 되찾는 운동입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마르세유 북부 지역 주민들은 청소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서 마약 거래의 사회적 뿌리를 차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창업 정신을 북돋우는 것도 장기적인 해결책의 일부로 꼽힌다. 나아가 지역 당국은 학교 중퇴자와 한부모 가정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마약 전쟁으로 인한 상처는 치유되기 쉽지 않을 듯하다. 

“나는 레이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마약 전쟁 과정에서 조카를 잃은 라에티타 리농은 이렇게 말했다.

“앞날이 창창한 아이에게 이런 짓을 저지른 자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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