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영화 ‘듄(Dune)2’의 개봉으로 돌아보는 원작자 프랭크 허버트의 예지력
[월드 투데이] 영화 ‘듄(Dune)2’의 개봉으로 돌아보는 원작자 프랭크 허버트의 예지력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3.09 06:39
  • 수정 2024.03.0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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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Dune)』의 작가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가 영감을 받은 오리건주 플로렌스의 사구(dune) [사진 = ATI]
『듄(Dune)』의 작가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가 영감을 받은 오리건주 플로렌스의 사구(dune) [사진 = ATI]

“‘터미네이터’ ‘스타워즈’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등의 속편을 능가한다.”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듄 : 파트2’에 대한 ‘포브스’의 평가다. 또,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는 100점 만점에 94점을 주며 3년 전 1편(83점)보다 후한 점수를 주었다.

‘히스토리닷컴’은 ‘듄2’의 개봉에 맞춰, 영화의 원작인 소설 『듄(Dune)』의 작가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예지력을 소개했다.

작가 프랭크 허버트는 1965년 출간된 SF 소설의 고전인 『듄』에서 오늘날 지구의 기상 재해를 내다보면서 환경운동가들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듄』은 지구의 생태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실제 세계의 문제를 예측한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허버트가 1965년 세상에 내놓은 『듄』은 지금까지 쓰여진 공상과학 작품 중 최고로 평가받고 있으며, 환경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 최초의 책 중 하나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공상과학 장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 외에도 1960년대 후반과 70년대에 급성장하는 환경 운동의 시금석이 되었다.

“생태학적 사고의 필요성에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이었습니다.”

마르케트대학 영문과 학과장이자 ‘SF의 역사(history of science fiction)’ 사이트의 공동 편집자인 게리 카나반 교수는 이렇게 평가했다.

“그 이전에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듄』의 줄거리

『듄』은 목가적인 고향 행성을 떠나 사막 행성 아라키스(Arrakis)로 강제 이주한 십대 귀족 폴 아트레이데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라키스 행성은 매우 건조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신체 수분을 재활용하는 ‘스틸슈트(stillsuits)’를 입어야 하지만, 귀중한 향신료 ‘메일란지(melange)’가 매장되어 있다. 아라키스는, 우주 여행을 용이하게 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메일란지’가 없으면 기능을 할 수가 없다. 폴은 가족이 버림받고 아버지가 살해되자 모래 벌레가 들끓는 사막으로 도망쳐 토착 부족을 만나 권력을 얻고 복수를 꿈꾼다.

『듄』과 이후 나온 여러 속편들에서 작가 허버트는 메시아 출현, 종교, 우생학, 식민주의, 우주 탐사, 마약 및 지정학을 포함하여 수십 년 동안 지구촌의 담론이 된 다양한 주제를 탐구한다. 일부 평론가들은 『듄』에서 미국을 상징하는 아트레이데스와 숙적인 구소련을 상징하는 블라디미르 하코넨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듄(Dune)』의 작가 프랭크 허버트(1920-1986) [사진 = ATI]
『듄(Dune)』의 작가 프랭크 허버트(1920-1986) [사진 = ATI]

석유를 둘러싼 분쟁과 AI까지 예견한 『듄』

작가 허버트는 뛰어난 예지력으로 중동 석유를 둘러싼 쟁투와 그 지역을 휩쓸 전쟁을 예상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더욱이 그는 AI(인공지능)의 부상을 날카롭게 예견하면서 폴 아트레이데스가 태어나기 수천 년 전에 이미 인간이 컴퓨터와 지능형 기계를 없애기 위해 반란을 일으켰다는 내용을 소설에 삽입했다.

“허버트의 예지력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 ‘듄 : 파트2(Dune : Part Two)’의 감독인 드니 빌뇌브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평가했다. 

허버트는 『듄』을 처음 출간하면서 출판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칠튼출판사(Chilton Book Company)에서 소설이 나오기까지 23번이나 거절을 당해야 했다.(그의 첫 선인세는 7,500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듄』은 점차 인기를 얻으며 공상과학 소설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들까지 수상하고, 결국 약 2천만 부가 팔리면서 대중문화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듄』은 1984년에는 영화로, 2000년에는 TV 미니시리즈로,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2부작 영화 시리즈로 제작되어, 첫 번째는 2021년, 속편은 2024년에 제작되었다.

허버트는 1985년에 조지 루카스가 영화 스타워즈(Star Wars)를 제작할 때 자신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카나반 교수도 이 주장에 동의한다.

“『듄』에 등장하는 벤 게세릿(Bene Gesserit)은 스타워즈의 포스(Force)와 매우 흡사합니다.”

카나반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또, 루크 스카이워커의 고향 행성인 타투인은 아라키스와 많이 닮았습니다.”

원조 환경운동가 프랭크 허버트

작가 허버트가 환경과 생태계의 중요성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저술한 소설 『듄』은 환경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나는 우리 후손들에게 ‘미안해요. 더 이상 당신들을 위한 지구는 존재하지 않아요.’라고 말하게 될 세상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허버트는 1970년 첫 번째 지구의 날에서 이렇게 열변을 토했다.

허버트는 또한 워싱턴대학에서 환경 단체를 조직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그곳에서 가르쳤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태양열 집열기와 풍차를 설치하고, 내연기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등 재생 에너지의 초기 지지자였다.

이 외에도 많은 환경론자들은 『듄』을 석유 산업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였으며, 허버트의 친구 윌리스 맥넬리는 아라키스 제국이 ‘메일란지’라는 향신료에 의존하는 것은 “석유에 대한 우리 세계의 탐욕을 비판하는 우화로 해석될 수 있다”고 썼다. 카나반 교수도 “허버트는 분명 석유 소비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이 소설을 집필했을 것”이라며 동의를 표했다.

영화 ‘듄2’ 포스터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 ‘듄2’ 포스터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오리건주의 사막에서 영감을 얻은 허버트

하지만 허버트가 『듄』의 아이디어를 처음에 얻은 것은 석유가 아니라 사구(dune)와 생태학이었다. 1957년에 허버트는 오리건주 플로렌스의 사구를 돌아보았다. 그곳에서는 사구를 안정화하기 위해 미국 농무부가 유럽의 해변 식물과 빠르게 자라는 나뭇잎을 심어 도로와 건물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캐나다 벨파스트퀸즈대학의 문학교수이자 2021년 ‘허버트의 생태학적 고찰에 관한 에세이’를 쓴 베로니카 크라츠는 “허버트는 플로렌스의 사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허버트도 ‘그들은 이동하는 모래를 멈추려 했다.(They Stopped the Moving Sands.)’라는 제목으로 오리건 모래 언덕에 대해 언론에 글을 쓸 계획이었다. 이 글은 기사화되지는 않았지만, 허버트는 모래 언덕(사구), 사막 및 생태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나중에 『듄』을 쓰기 위해 200권이 넘는 책을 읽었으며, 특히 생태학자인 폴 시어즈(Paul Sears)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듄』에서 시어즈의 표현을 거의 노골적으로 끌어다 썼습니다.”

시카고대학 영화 및 미디어 학과 조교수이자 이 주제를 연구한 캐더린 뷰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물 부족을 주제로

뷰스는 허버트가 행성 규모에서 생태적 변화를 통찰한 최초의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허버트의 이러한 세계관은 기후학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으며 “우리의 생존이 환경에 얼마나 달려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녀는 특히 허버트가 “극심한 물 부족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상상하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허버트도 자신의 소설을 “육지 생태학자”에게 헌정했으며, 소설의 등장인물 중에는 아라키스를 ‘녹색화’하는 꿈을 꾸는 행성 생태학자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허버트의 환경론에는 한계가 있었다. 크라츠 교수에 따르면, 허버트는 인간이 자신의 행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한다면 자원 추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듄』의 주인공도 본질적으로는 농업을 위해 사막을 갈아엎기를 희망한다. 이에 대해 크라츠 교수는 “실제로는 사막에 변화를 가해 그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왜 우리가 사막을 고치고 싶은가?’에 질문이 집중되어야 합니다. 겉보기에 건조한 사막도 활기가 넘치고 생명력이 넘치는 지구의 환경입니다.”라고 주장했다.

허버트가 찬성한 오리건주의 사구 안정화 프로젝트조차도 현재는 환경론자들의 반대에 부닥쳐 있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를 백지화하려는 시도가 현재 진행 중이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오리건주의 사구에서 유럽의 해변 식물과 외래종 식물을 제거함으로써 해안 사구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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