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굶주림이 전쟁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월드 프리즘]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굶주림이 전쟁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3.14 07:09
  • 수정 2024.03.14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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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와중에 가자지구에서는 굶주림이 전쟁의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유럽연합(EU) 외교정책 책임자가 주장했다고, 13일(현지 시각) BBC 등 외신이 전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원 물자가 가자지구로 원활히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을 “인재(manmade disaster)”로 묘사했다.

가자지구에 당장 절실한 구호 식량을 실은 스페인 선박이 키프로스를 떠나 가자지구로 향하고 있지만, UN은 이것이 육로를 통한 구호품 전달을 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는 와중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남부에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육로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의 제약으로 극히 일부 물품들만 가자지구로 반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신 바다와 공중 낙하를 포함한 대체 경로가 선택되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남부의 두 교차로를 통해 구호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은 가자지구의 식량 부족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화요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구호품의 육로 전달이 막히면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생존의 위기에 몰린 사람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호소했다.

“인도적 지원이 가자지구에 진입할 수 있어야 하며, 유럽연합은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인재(manmade disaster)이며, 우리는 육로 지원이 인위적인 이유로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바다와 공중을 통해 지원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을 개탄해야 합니다.”

“기아가 전쟁의 무기로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비슷한 상황을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참상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사용해야 합니다.”

보렐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UN이 가자지구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최소 576,000명에게 기근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하마스가 운영하는 하마스 보건부는 지난 2주 동안 가자지구 병원에서 영양실조와 탈수로 인해 최소 27명이 사망했으며 이들 중 다수는 어린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자지구에 구호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스페인 선박 ‘오픈암스(Open Arms)’가 화요일 새벽 200톤의 식량을 실은 바지선을 견인하며 키프로스 라르나카에서 출항했다.

‘오픈암스’가 가자지구 항구를 향하는 동안 월드 센트럴 키친(WCK/World Central Kitchen) 활동을 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가자지구 해안의 비공개 위치에 배를 접안할 수 있는 부두를 만들어 구호물품을 전달받을 예정이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손된 주택가 바라보는 가자지구 소년 [사진 = 연합뉴스]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손된 주택가 바라보는 가자지구 소년 [사진 = 연합뉴스]

이와는 별도로 미군 군함 ‘프랭크 S 베송 호’도 임시 부두 건설을 위한 장비를 싣고 중동을 향하고 있는데, WCK측은 이는 자신들의 프로젝트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해상 통로 개설을 환영하며,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 계속 전쟁을 벌이는 동안에도 가자지구로의 구호품 전달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화요일 이스라엘군은 이집트 국경 인근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인 라파에서 군사작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는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면서 라파에서 우리가 할 일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그는 화요일 워싱턴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아이팩(Aipac)’ 회의에서 동영상 연설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협의회(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라고도 불리는 ‘아이팩’은 미국에서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는 유대인 최대의 로비 단체이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외무장관은 가자지구로 향하는 해상 구호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3대 주요 화물항 중 하나인, 텔아비브 바로 남쪽에 위치한, 아스돗 항을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하마스 무장세력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3명의 인질을 붙잡아가면서 시작됐다.

하마스 보건부는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 31,18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이 중재를 주도한 몇 주간의 회담은 휴전이나 인질 교환 협상에 실패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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