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잘나가는 러시아 경제...유로뉴스 "백가지 제재가 무효"
[월드 프리즘] 잘나가는 러시아 경제...유로뉴스 "백가지 제재가 무효"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3.19 06:52
  • 수정 2024.03.19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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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장 모습 [사진 = 로이터]
러시아 시장 모습 [사진 = 로이터]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새로운 제재들을 부과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약화활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반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4번째 임기가 확실시되는 러시아의 경제는 여전히 탄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유로뉴스>가 18일(현지 시각) 분석, 보도했다.

러시아 경제의 활력은 1999년부터 대통령 또는 총리로서 러시아를 계속 이끌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핵심 치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서방의 의도대로라면 러시아 경제는 지금처럼 잘나가서는 안 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많은 국제적 대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났고, 유럽연합과 미국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제재 패키지를 갱신했기 때문이다.

대(對) 러시아 제재는 엄밀히 말해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는 2014년 크름반도 침공과 합병부터 시작되었다.

준비된 러시아

그러니까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미 오래전부터 러시아에 외교적, 경제적, 재정적 제재를 가한 상태였다는 말이다. 그래서 모스크바는 현재 상태보다는 가벼웠지만 당시부터 이러한 제재를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자신들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경우 더 강력한 제재가 따를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하고 있었다.

이런 배경 하에 러시아는 전시 경제로 전환할 준비를 했다. 예를 들어 ‘동시베리아 송유관(ESPO pipeline)’을 통해 중국과 같은 동부 동맹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금융 및 에너지 시장을 꾸준히 보강해왔다.

러시아가 실제로 이른바 서방으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할지라도, 러시아는 구소련의 일부였던 대부분의 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등 다른 곳에서 강력한 동맹국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들 덕분에 일부 가감은 있지만 유럽과의 거래는 여전히 가능하다. 

또, 제재 조치가 이행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면서 러시아는 러시아 석유 반입을 금지하는 유럽연합 조치가 발효되기까지 12개월의 유예 기간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때 추가 준비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러시아 경제의 효자, 원유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중 하나로 남아 있는데, 이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결정이 낳은 선물이다. 그때까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은 사우디였다. 

“현재 원유 가격(브렌트유의 경우 80달러가 약간 넘는)을 고려하면 러시아는 원유 수출을 통해 군산복합체 유지 예산, 사회 지출 예산 등에 충분한 돈을 벌고 있으며 적자는 GDP의 1% 미만입니다.”

유라시아의 경제 자문 기업인 ‘Macro-Advisory’의 크리스토퍼 위퍼 대표는 이렇게 분석했다.

“재정 준비금이 넉넉하게 축적되어 있습니다. 석유로부터의 수익은 ‘결정변수(swing factor)’로서 매우 중요합니다.”

위퍼 대표는 지난해 미국 달러 대비 루블화의 20% 평가절하가 러시아의 수출 소득을 증가시켰다고 특별히 지적했다. 석유 수출 대금은 거래에 사용된 통화에 관계없이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러시아 스타스 커피 : 러시아 모스크바 한 쇼핑몰에 위치한 '스타스 커피' 매장. '스타스 커피'는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러시아에서 철수한 이후 이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브랜드다.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 스타스 커피 : 러시아 모스크바 한 쇼핑몰에 위치한 '스타스 커피' 매장. '스타스 커피'는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러시아에서 철수한 이후 이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브랜드다. [사진 = 연합뉴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워하는 러시아 사람들

수십 년 동안 안정적인 통치 시스템이 뿌리내리며 어느 정도 국가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는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양의 현금을 쏟아붓고 있다.

그중 하나로 우크라이나전에서 사망한 전사자 가족들을 포함해 수십만 명의 군인 가족에 대한 지원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전쟁에 나가면서 노동력 부족이 초래되었고, 이는 실업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임금은 지난 1년 동안 급격히 올랐으며, 저소득 계층을 포함해 대부분 국민이 국가가 투입한 돈 덕분에 20%의 소득 인상을 체험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기준으로 7.7%까지 치솟으며 목표치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상쇄하고 있다.

이를 두고 크리스토퍼 위퍼 대표는 “사람들이 주머니가 두둑하기 때문에 소비 부문이 살아나고, 전반적인 안정감과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런가 하면 서방의 제재로 인한 물자 부족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러시아산 제품들이 서방 제품의 빈자리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에는 러시아 국민 모두가 정부의 선전을 믿는 것은 아닐지라도 대다수는 적어도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이다. 여기에 추가 동원령은 없을 것이라는 발표도 많은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여기에 많은 지역에서 반체제 목소리가 묵살되고 반정부 시위가 금지되고 있지만, 이는 딱히 새로운 현상이라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현 상황은 지속될 것인가?

가까운 미래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석유 시장의 추세는 수출량 감소나 원유 가격 하락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그렇게 될 경우 돈 마련이 어려운 정부는 재정 준비금 소모를 방지하기 위해 공공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위퍼 대표는 이렇게 예견했다. 

여기에 2030년이 도래하기 전에 닥칠 러시아의 인구 감소 문제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인구도 감소하고 있으며, 따라서 노동력도 줄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침략에 따른 경제 대응 등 더 긴급한 문제에 몰두하면서 현재로서는 이 문제가 은폐되어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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