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2024 세계 행복보고서 “젊은이들이 더 불행해지고 있다”
[월드 프리즘] 2024 세계 행복보고서 “젊은이들이 더 불행해지고 있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3.24 06:38
  • 수정 2024.03.24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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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를 걱정하는 유럽 청소년들 [사진 = 로이터]
기후 위기를 걱정하는 유럽 청소년들 [사진 = 로이터]

미국의 권위 있는 의사가 ‘2024년 세계 행복보고서’를 인용하며 당국이 젊은이들에 미치는 영향으로부터 소셜미디어를 제대로 규제하지 못하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고, 23일(현지 시각)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외과의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 비벡 머시(Vivek Murthy) 박사는 ‘2024년 세계 행복보고서(2024 World Happiness Report)’를 인용하며 “젊은층이 중년의 위기와 맞먹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덜 행복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머시 박사는 아이들에게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그들에게 위험한 약을 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정부가 소셜미디어를 효과적으로 규제하지 못한 것은 “미친 짓(insane)”이라고 주장했다.

머시 박사는 새로 발표된 ‘행복보고서’를 인용하며 북미 전역의 젊은이들이 이제 노인들보다 덜 행복하다고 지적하면서 서유럽에서도 동일한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세계 행복 보고서’는 30세 미만 연령의 행복지수(삶의 질)가 저하되면서 미국이 가장 행복한 국가 상위 20위권에서 밀려났음을 알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15~24세의 젊은층의 행복지수가 지난 12년 동안 기성세대보다 높게 나온 뒤, 2017년부터 추세가 반전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서유럽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면서 1, 2년 뒷면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머시 박사는 이번 보고서 결과에 대해 “젊은이들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위험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이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젊은이들이 사이버 세상이 아닌 현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옥스퍼드 대학의 웰빙 연구센터, 갤럽, UN 지속 가능 개발 솔루션 네트워크가 공동으로 14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간 행복지수인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는 “특히 북미와 서유럽에서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감소했음을 나타냈다”고 웰빙 연구센터(Wellbeing Research Centre) 소장이자 이번 연구의 편집자인 장-임마뉴엘 드네브 박사는 말했다.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젊은층이 이미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정책 조치가 필요합니다.”

드네브 박사는 이렇게 호소했다.

드네브 박사는 이와 함께 북미(호주와 뉴질랜드를 포함)의 행복지수 하락은 “젊은층은 중년의 위기를 겪기 전에는 보통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는 일반의 통념이 무너졌다는 징표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우에는 30세 미만의 행복지수는 몰도바, 코소보,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살인율을 보이는 엘살바도르에도 밀리며 32위를 차지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국의 60대 이상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노인 세대 중 상위 20위 안에 들었다. 이번 달 초 영국의 10대 대다수는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삶이 이전 세대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진 = ATI]
[사진 = ATI]

미국은 전체 행복 순위에서 8계단 하락해 23위를 기록했지만, 30세 이하만 조사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미국은 행복지수에서 과테말라, 사우디아라비아, 불가리아에 이어 6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60세 이상의 인구만 고려하면 미국은 10번째로 행복한 나라였다.

이 보고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경우 모든 연령층에서 행복도가 감소했지만 특히 젊은이들의 경우 2021~23년 기준으로 가장 행복하지 않은 연령층에 속할 정도로 행복도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2010년의 경우에는 젊은층이 중년층보다 더 행복했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소셜미디어 사용 증가, 소득 불평등, 주택 위기, 전쟁과 기후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감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시 박사는 미국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거의 5시간을 소셜미디어에서 보내고 있으며, 3분의 1은 주중 자정까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좋아요’ 버튼이나 무한 스크롤과 같은 기능을 제한하거나 제거하는 등 소셜미디어로 인한 젊은이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법안을 “당장” 만들 것을 촉구했다.

‘세계 행복 보고서’는 응답자의 삶에 대한 평가와 긍정적, 부정적 감정을 활용해 주관적인 행복감을 추적한다. 그 결과 이번에도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가 가장 행복한 3대 국가로 선정되었다.

이와 관련해서 런던 주재 핀란드 대사 유카 시우코사리는 핀란드가 “안전한 환경”, 사람들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상대적으로 평등한 소득을 포함해 “행복의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시민과 공공 기관 사이의 높은 수준의 신뢰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코스타리카와 쿠웨이트는 상위 20위권에 새로 진입했다. 반면에 독일은 16위에서 24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과 레바논은 가장 행복하지 않은 두 국가로 남았다.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 국가들과 캄보디아, 러시아, 중국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상승한 사실이 눈길을 끌었다. 세르비아는 행복지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에 올랐다.

보고서는 어린 시절의 행복과 정서적 안정이 성인이 되었을 때 삶의 만족도를 좌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전 연구에서도 삶의 만족도가 더 높다고 보고한 청소년들이, 교육, 지능, 신체 건강 및 자존감을 불문하고, 성장해서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소득을 얻는다고 결론지은 바가 있다.

영국 노동당 의원이자 이번 보고서의 공동 편집자인 레이야드 경은 올해 치러질 영국 총선에서 아동 복지가 큰 이슈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정신 건강 지원팀을 새롭게 하고 전국적으로 보급한다고 공약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학교에서 잘 사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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