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기 수출에 자극받았나…일본, 전투기 수출 승인
한국 무기 수출에 자극받았나…일본, 전투기 수출 승인
  • 이현규 기자
  • 승인 2024.03.27 16:08
  • 수정 2024.03.27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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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장비 이전 3원칙 운용 지침 개정
살상 무기 판매 가능…'보통국가'에 한걸음 더
일본방위성이 공개한 차기 전투기 이미지. [사진=일본방위성]

2차 세계대전 이후 무기 수출을 엄격하게 제한해왔던 일본이 전투기 판매에 나선다. '보통국가'로의 전환과 한국 방산업계 성장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26일 국무회의에서 영국·이탈리아와 공동 개발 중인 6세대 첨단 전투기 수출을 승인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일본은 방위장비·기술 이전 협정을 맺은 15개국에 전투기를 수출할 수 있다.

일본은 지난 2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방산물자 수출을 금지하는 평화헌법을 유지해온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아베 정권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일본은 헌법을 수정하며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이번 전투기 수출 승인도 '보통국가' 전환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미 지난해 12월 자국에서 라이선스 생산한 패트리엇 미사일을 미국에 수출한 일본이 첫 공격용 무기까지 수출하기로 결정하자 일본 내부에서도 찬반이 들끓고 있다.

오카다 카츠야 일본 입헌민주당 간사장은 "헌법의 평화주의에 근거한 이념을 바꾸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하며 이번 결정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커지는 한국 방산 위상, 뒤처지기 싫은 일본

폴란드 그드니아항에 하역중인 현대로템 K2 전차.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편 일본 정부와 방산업체가 인접국인 한국의 방산 수출 성과에 자극을 받았다는 시선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방산 시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고, 세계 각국은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2021년 폴란드에 각종 기갑차량(K-2·K-9 등)을 판매하는 등 세계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2023년 2년 동안 국내 방산 수출은 평균 150억달러 이상의 수출 성과를 냈다. 특히 2022년에는 폴란드 수출이 전체 방산 수출의 72%를 차지했지만 2023년에는 폴란드 외 수출이 68% 증가하며 빠르게 수출 대상 국가를 확대했다.

전투기 수출 역시 2023년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뛰어넘었다. 2022년에 비해 321% 증가한 10억1000만달러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일본의 방산 수출은 그간 평화헌법에 가로막혀 방산 수출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다보니 일본 방산 업체들은 기껏 개발한 장비들도 자위대에만 납품이 가능해 다른 국가로 수출이 가능한 한국 업체들에 비해 제품 개발시 채산성이 매우 떨어졌다.

특히 일본 업체는 방위성과 계약시 평균 8% 정도로 이익률을 상정하고 있으나, 재료비 급증 등을 이유로 실제 기업의 영업이익은 2∼3% 수준이라는 방산업계의 조사 결과도 있다. 그간 일본 업체들이 방산을 멀리했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한국 방산 업계의 성장이 일본 정부의 방산 생태계 재구축 의지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방위 업체 소멸이 자국 방위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자극을 받은 셈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8일 국회 질의응답에서 "전투기 수출 제한을 해제하면 일본 방위에 도움될 것"이라며 "(그간 침체됐던)일본 방산 산업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월 20일~25일 동안 진행된 '싱가포르 방위산업 에어쇼 2024'에는 이례적으로 일본 업체 13개사가 참여했다. 이에 반해 한국 업체들은 KAI가 유일하게 부스를 내 상당한 대조를 이뤘다고 당시 국내 참가 업체 관계자들이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의 수출 경험 부족, 일본 내 순수한 방산 업체가 없다는 점 등이 한계로 작용하면서 단시일 내 일본 방위 장비 수출이 세계 시장에서 대폭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 '일본의 방위 장비 이전제도 개정, 한국 방위산업과 안보에 대한 영향은'에서 "(국내 방산 업체들이) 중장기적 측면에서 전략적 우위를 유지·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방산 산업의 체계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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