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중국의 비금융기업이 유럽의 주요 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승인했다.

4일 중국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PC 메이커인 레노보(聯想·롄샹)의 모기업인 레전드홀딩스(聯想控股)가 룩셈부르크국제은행(BIL)의 지분 90%를 15억3400만 유로(약 2조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마무리했다.

나머지 지분 10%는 룩셈부르크 정부가 계속 소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은 레전드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은행 실적은 레전드홀딩스 재무보고서에 포함된다.

이번 거래는 ECB와 룩셈부르크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쳤다.

이에 따라 레노보가 레전드홀딩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에서 33%로 내려간다.

레전드홀딩스는 금융서비스를 주요 목표 산업 중 하나로 상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커우(漢口)은행과 쑤저우(蘇州)신탁, 모바일 지급결제시스템인 라카라즈푸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 인수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 자본의 비금융기관이 ECB가 관리감독하는 유럽의 '중요 시스템 은행'을 사들인 것이다.

중요 시스템 은행은 은행의 금융위기가 해당 국가, 나아가 세계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때 지정하고, 이들 은행에 대해서는 금융감독기구의 관리감독이 강화된다.

류촨즈(柳傳志) 레전드홀딩스 창립자 겸 회장은 "레노보의 IBM PC부문 인수에 이어 레전드홀딩스 국제화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룩셈부르크국제은행은 1856년 설립된 은행으로 총자산이 238억 유로에 이르며, 지난해 총수입은 5억5300만 유로, 순이익은 1억1700만 유로를 기록한 룩셈부르크 3대 은행 가운데 하나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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