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귀족-강성 이미지 벗을까?…자성·위기 목소리 높아져
현대차 노조, 귀족-강성 이미지 벗을까?…자성·위기 목소리 높아져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8.20 13:23
  • 수정 2018.08.20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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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장에서 라인 1~2개 가동중단 가능성 우려도
수출 타격 시 공장 가동중단 현실화, 타격 심각할듯
전기차 인기에 엔진-미션 등 내연기관 위협도 한몫
현대자동차.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사진=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강성노조, 귀족노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내부부터 변화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7년 연속 파업이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강성노조 이미지가 짙다. 하지만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이를 협력사 직원들도 감지할 만큼 심각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조에서 이러한 내부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은 최근 국내 자동차업계의 침체 때문이다. 판매 감소와 영업이익 축소는 물론이고,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가동중단이 현실이 될 만큼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노조에서도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역시 여기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라인 1~2개가 날아갈 수 있다는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름휴가 전 노사 간 협약이 이뤄진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자동차업계 현장이 과거 “무조건 버티자” 기조에서 이러한 인식변화가 생긴 것은 최근 수출 문제와 함께 전기차 등 친환경차들이 내연기관 모델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문제는 심각하다. 만약 미국이 실제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25%의 관세를 물릴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공장 라인 1~2개가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현실적 상황에 부딪힐 수도 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미국 공장에서 K5와 쏘렌토를 현지 생산하고 있는데, 관세가 부과되면 북미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쏘울과 스포티지 수출이 당장 막힐 수 있다. 두 차종 모두 연간 10만대 이상 수출되고 있어 이를 담당하고 있는 기아차의 광주 공장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지엠은 물론,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입는 타격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향 자동차 수출은 84만5319대로 국내 자동차 수출의 33.4% 차지했다.

현대차의 투싼, 기아차의 쏘울과 스포티지, 한국지엠의 스파크 및 트랙스, 르노삼성의 로그 등 주요 차종 수출이 25%의 관세를 받으면 미국 내에서 사실상 경쟁이 어려워진다.

완성차 업계 현장에서 우려하는 부분 중 또 다른 하나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대두다. 올해 전기차는 매우 높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사전계약에서 한국지엠의 볼트EV와 현대기아차의 코나EV, 니로EV 등이 완판됐다. 코나와 니로EV는 올해 신차가 출시됐다.

전기차 점유율이 높아지면 내연기관에 관련된 엔진, 미션 등 전통적인 구동기관 공장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려는 자동차 업계 현장에 전반적으로 깔리며 조금씩 노조의 인식변화를 이끌어 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의 경우 영향이 당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 증가분만큼 전기차가 더 팔리고 있다”며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수소차 등과 함께 병행해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노조원 감소 등 내연기관에 영향을 미칠 일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기차라는 새로운 트렌드의 출발과 함께 수출 등 판매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강성이라는 겉보기와 달리 노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는 계속 커져가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지난 4~5년 전만 해도 성과급이 기본급 500%에 950만원 플러스로 2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매년 조금씩 줄어들면서 250%에 350만원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직원들의 연봉은 기본급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가 겉으로 투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도 다들 회사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며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는 노조가 매년 삭감된 연봉에 사인을 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자동차 산업이 침체 일로를 걸으면서 노조 내부에서도 공장 가동 중단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전히 강성인 것처럼 보여도 실제론 내부적으로 정신 차려야 된다는 인식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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