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가 또 '미투' 운동의 표적이 됐다.
서강대 성평등위원회와 커뮤니케이션학부 인권국,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및 일반대학원 성평등위원회는 9월 1일 오후 2시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는 전 영상대학원장 K모 교수에 대해 학교를 떠날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지난 봄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K교수의 대학원 강의를 1과목 개설할 예정이었는데, 학교측이 2과목으로 늘렸다는 것.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가을학기에 개설 예정이었던 학부 수업 2과목을 '폐강' 조치했음에도 대학원 강의는 예정보다도 더 많이 개설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성평등위 등에 따르면, K교수는 지난 2001년 영상대학원장 시절 제자들에게 폭언과 성희롱, 성추행을 일삼았다.
대학원생들과의 회식 자리 내내 "야, 대가리 대"라고 말하고 숟가락으로 머리를 때리는 가 하면, 2차 술자리에선 "너를 여인으로 만들어주겠다" "너에게 키스하고 싶다" 등 성희롱 발언을 서슴없이 하며, 조교인 제자를 성추행했다.
또 그와 학교 당국은 피해자를 회유하고,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결국 K교수는 이듬해 '명예훼손'과 '강제추행' 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교내 교원징계위원회에서는 안식년 기간 내 '정직 3개월'이라는 '송방망이' 처분에 그쳤다.
안식년이 끝나고 돌아온 K교수는 피해자가 있는 대학원생 연구실로 책상을 옮기고 상주하겠다면서, 2차 가해를 계속해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해임이 결정됐다.
그러나 교원징계위에 재심의를 신청, '만장일치'로 복직됐다.
이에 분노한 학생들은 지난 3월 13일 전국대학생네트워크 주최 '미투 운동 지지 및 대학 내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을 폭로했다.
5월에는 총학생회도 나섰고 7월 말에는 카드뉴스 및 대자보 게시로 본격적인 투쟁이 전개됐다.
마침내 학교측도 학생들의 폐강 요구에 따라 학부 수업 2과목을 폐지했다.
그런데 대학원 강의는 거꾸로 늘린 것.
또 사건 재심의 및 K교수 해임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학생들은 "K교수가 아직 학교에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은 그의 반성 없는 태도와 학교 당국의 무책임한 처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교수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적절한 징계 규정과 피해자, 나아가 학생 인권을 체계적으로 보호해주는 공간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평등위는 8월21일 '학교법인 서강대학교 정관' 상의 교원징계위 규정의 전면 개정, '유명무실'한 대학원 인권센터의 확대 및 재개편을 요구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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