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를 맞이해 개최한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동원되지 않았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열병식은 오전 10시께 시작돼 정오 이전에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서 취재를 한 윌 리플리 CNN기자는 "이전 해들과 다르게 ICBM도 없었고 핵프로그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references)도 없었다"면서 "대략적으로 1만 2000명 이상의 군인과, 5만명 이상은 족히 돼 보이는 민간인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교도 통신도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ICBM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교도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해 주석단에서 열병식을 지켜봤지만 연설은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주석단에 함께 자리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연설을 맡았다.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은 중국 권력서열 3위로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북했다. APTN은 리 상무위원장은 김 위원장과 나란히 주석단에서 열병식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 러시아의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 쿠바의 살바도르 발데스 메사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 캄보디아의 호르 남홍 부총리 등 다수 국가에서 장관급 이상의 고위 인사를 경축사절로 초청했다. 이를 통해 북한은 그간의 외교 고립을 불식하려는 모습이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 8일 이른바 '건군'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기존 공개됐던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등장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이 연설을 하지 않은 것은 교착됐던 북미협상이 조심스럽게 활로를 모색하고 있어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

rudk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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