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남북 두 정상이 백두산 정상에서 두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 함께 올라 백두산 천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나란히 손을 잡았다.
문 대통령은 검은색 롱코트를 입고 구두를 신은 모습이었고, 김정은 위원장 역시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입었다.
두 정상은 천지를 배경으로 활짝 웃으며 붙잡은 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리며 김정숙·리설주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김 여사와 리 여사 역시 두 정상을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지은 채 박수를 쳤다.
백두산의 이날 날씨는 최고기온 20도에 구름이 조금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행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김 위원장 내외가 함께 한 케이블카를 타고 백두산 천지로 이동하는 사진도 공개됐다.
문 대통령은 천지로 내려가 준비해 간 플라스틱 생수병에 천지의 물을 담았다.
김 여사도 천지 물을 물병에 담자 리 여사가 환하게 웃으며 이를 거들었고 이 모습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사진기에 담는 모습도 목격되는 등 이날 등반은 화기애애 한 분위기였다.
문 대통령은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며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 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 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두 정상의 백두산 등반에 함께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우리측 관계자들도 양 정상 내외와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 최태원 SK회장, LG 구광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 등반에 동행한 기업인들도 점퍼 차림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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