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성이 뚜럿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들로 구성된 청와대 2기 참모진이 9일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새로 편성된 참모진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경제 회생 작업과 개혁 드라이브에 정권의 사활을 건 노력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8일 노 대사와 강기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을 각각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정무수석, 국민소통수석으로 임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노영민 실장의 귀환이다.
노 실장은 정부 출범 때부터 비서실장으로 검토됐던 원조 친문이자 문 대통령의 복심이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고 2017년 대선에선 선거조직본부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주요 현안을 노 의원과 상의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노 실장이 정부 출범 1년8개월 만에 비서실장으로 온 것은 국정 쇄신과 개혁 드라이브를 위해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했던 정부가 임종석 비서실장체제에서 안착했다고 보고 정권의 개혁 색채를 강화하기 위해 노 실장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강 신임 정무수석도 문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일 때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지난 대선에서는 선거대책본부 총괄수석본부장을 맡았다.
친문 인사 전진배치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갈등 영향도 있다. 외부 영입 인사들이 국정 방향을 놓고 충돌하면서 집권 1~2년차 황금기를 놓쳤다는 반성이 청와대 내부에서 제기됐다. 집권 3년차를 맡아 정치적 중량감을 갖추고, 정부부처를 독려해 일사불란하게 국정을 운영할 참모들을 최우선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친문 인사가 국정 고삐를 틀어쥐면서 경제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전방위적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야권은 “시대착오적 측근 인선”, “구제불능 인사”라는 표현으로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인선으로 문재인정부에 대한 일말의 기대로 사라졌다”며 “청와대 핵심 참모로서 자격은 고사하고 평균적 국민의 도덕 기준에도 한참 모자라는 함량미달 인사들”이라고 논평했다. 바른미래당도 “청와대의 독선과 전횡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혹평했다.
이런 우려를 감안한 듯 노 실장은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보니 참 두렵기도 하다”며 “그 부족함을 경청으로 메우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비서실마다 춘풍추상(春風秋霜·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한다는 말)이라는 글이 걸려 있는 것을 봤다. 비서실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되새겨야 할 성어”라며 “실장이 됐든 수석이 됐든 비서일 뿐이다. 그것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실장은 임명 발표 기자회견에서 “노 실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원내수석부대표,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폭넓은 의정활동을 통해 탁월한 정무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혁신적 포용국가의 기반을 다져야 할 현 상황에서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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