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자동차 판매가격 인하…고객 요구 수용, 판매 확대에 적극
한국지엠이 올해 들여올 예정인 GM의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출시가 하반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출시는 예정보다 다소 늦춰져 하반기에 이뤄질 예정이다. 수입에 따른 제품인증 문제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한국지엠 측 설명.
그러나 그동안 최대한 빠른 시기에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선보일 예정이었던 한국지엠이 하반기 출시로 가닥을 잡은 것은 전략적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다. 지난 연말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3000만원 중반대로 시작하는 합리적 가격에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1월 초 출시한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은 그동안 국내 시장 독점을 해왔던 만큼 명성을 무시하기 힘들다. 비록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라인업이 매력적이라 해도 이들과 출시일이 겹치면 신차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쌍용차 칸의 신차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하반기 출시로 선회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GM 특성상 수입차를 국내에 출시할 경우 국내 고객들이 받아들이기에 다소 비싼 가격대가 형성될 수 있는 만큼, 팰리세이드와 칸의 가격대에서 경쟁력을 갖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한국지엠은 새해 들어 할인 프로모션이 아닌 기본 자동차 가격인하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이쿼녹스 등 일부 모델의 다소 높은 가격이 논란이 됐었던 만큼, 고객 의견을 적극 수용한 모습을 보인 것. 특히 지난해와 옵션 변경 없이 가격만 내렸다.
이는 지난해 내수 3위 자리를 쌍용자동차에 내준 충격도 적지 않다. 국내 공장가동률은 내수보다 수출에 달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내수 시장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말리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지만 새로운 추가 라인업 없이 상반기 실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출시일이 늦춰진 만큼 가격인하로 고객층을 유도하고, 하반기 경쟁사들의 신차효과가 줄어들 시기에 수입 신차를 출시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자동차 가격인하는 결국 고객의 목소리와 니즈를 따른 것이다. 고객이 비싸다고 느끼는데 가격을 그대로 고집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출시는 여러 제품인증 문제로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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