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과거 ‘안태근 감찰’ 포기한 간부에게 진상조사 맡겼었다
[단독] 檢, 과거 ‘안태근 감찰’ 포기한 간부에게 진상조사 맡겼었다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5-17 09:06:46
  • 최종수정 2019.07.24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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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추행조사단 '출범 이틀 전 감찰1과에 배당
당시 감찰1과장은 2017년 “가해자는 안태근” 확인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검찰이 서지현(46·사법연수원 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의 성추행 피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하면서 과거 이 사건 가해자가 안태근(53·20기) 전 검사장임을 확인하고도 눈감은 간부에게 감찰을 맡겼다가 철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감찰본부(당시 본부장 정병하)는 지난해 1월 29일 당시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평검사이던 서 부부장검사가 검찰 내부 게시판에 안 전 검사장의 강제추행 혐의를 폭로하자 이 사건을 감찰본부 산하 감찰1과에 배당했다. 

하지만 서 검사가 이날 밤 JTBC <뉴스룸> 출연을 강행하자 문무일(58·18기) 검찰총장은 이틀 뒤 출범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당시 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조사단)에 사건을 이관 조치했다.
 
문제는 지난해 감찰1과장으로 이 사건 진상규명 책임을 맡은 김지용(50·28기) 현 대구지검 형사1부장검사가 지난 2017년 가해자가 안 전 검사장임을 직접 확인하고도 감찰을 진행하지 않은 당사자라는 점이다. 

앞서 임은정(45·30기)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2017년 7월 24일과 8월 17일 두 차례에 걸쳐 검찰 내부 게시판에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이 요약된 글을 올렸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모두 익명 처리한 게시글이었다. 

임 부장검사의 제보를 접수한 대검 감찰본부는 이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드러나지 않고 사건 발생 일시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감찰을 진행하지 않았다.  

가해자를 몰랐다는 설명과 달리 김 부장검사는 제보가 있던 2017년 8월 당시 서울북부지검 선임부장검사로 임 부장검사의 직속 상관이던 양요안(50·27기) 현 창원지검 마산지청장에게 전화해 가해자가 안 전 검사장임을 확인했다. 

김 부장검사는 양 지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부적절한 행동을 한 법무부 검사가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양 지청장은 곧바로 임 부장검사에게 확인해 “가해자는 안태근”이라는 사실을 전달했다. 김 부장검사와 양 지청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이 대화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김 부장검사는 “안 전 검찰국장은 회사(검찰)를 나간 상태였다. 양 (당시)부장검사가 ‘그 사람이 안태근 국장이래’라고 한 말만 가지고 피해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감찰에 착수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임은정 (당시)부부장도 피해자가 누구인지 말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 부장검사의 해명은 가해자와 달리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어 감찰에 착수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설령 이 둘을 특정해도 이미 안 전 검사장이 면직돼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감찰에 따른 징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때는 안 전 검사장이 법무부 검찰국장 재직 중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검사들에게 70만~100만원의 격려금을 줘 면직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하지만 김 부장검사가 과거 안 전 검사장 사건을 감찰했다가 검찰 고위간부의 압력으로 중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현직 검찰 간부를 조사했다면 피해자 특정은 문제가 아니었다. 

김 부장검사가 2017년 7월 제보를 접수했을 때 대검 특별감찰단장이던 서영수(50·25기) 현 수원지검 1차장검사는 지난 2010년 12월 법부부 감찰담당관실 소속 검사로서 당시 법무심의관실에 있던 임 부장검사를 통해 피해자가 서 검사인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데도 김 부장검사는 “서영수 (당시)단장한테 그런 내용을 못들었다”고, 서 차장검사는 “서 검사가 사건화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입장이다. 

감찰은 퇴직한 안 전 검사장이 아닌 사건에 연루된 현직을 대상으로 얼마든 이뤄질 수 있었다. 서 차장검사가 어떤 이유로 감찰을 중도에 그만뒀는지 확인하면 사건의 진상도 자연히 드러나는 구조인 까닭이다. 

실제 지난 14일 열린 안 전 검사장의 2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이성복)는 증인으로 출석한 서 차장검사에게 “상식적으로 피해자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검찰 조직 내에서 이런 중대한 사건이 벌어졌다면 진상조사는 당연히 해야 했던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서 검사 측은 이미 지난해 2월 5일 조사단에 “대검 감찰이 2017년 7월 가해자가 안태근임을 확인하고도 곧바로 감찰에 착수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조사단은 이에 지난해 5월 1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대검이 감찰을 한다면 (법무부가 감찰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직무유기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서 검사가 원하지 않았던 건 2017년 7월도 마찬가지”라고 해, 서 검사 측의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반발을 불러왔다. 

◇서지현 검사, 현직 검찰 간부 3명 고소 
한편 서 부부장검사는 지난 14일 권순정(45·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문홍성(51·26기) 대검 선임검찰연구관과 정유미(47·30기) 대검 공판송무과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권 부장검사는 지난 2017년 8월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있으면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 지시를 받고 또한 서 부부장검사를 면담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고소됐다. 

문 연구관은 법무부 대변인으로 근무하며  “인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봤지만, 아무런 문제점을 기록상 발견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자료를 배포한 혐의(명예훼손)로 고소당했다. 조사단 수사 결과와 1심 재판 결과에 따르면 안 전 검사장은 성추행 은폐 목적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 
 
정 과장 역시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장검사로 재직하면서 내부 게시판에 “서울로 발령 내달라, 요구한다면 도와드릴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가 지워 명예훼손 혐의 피고소인 신분이 됐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 해당 기사의 분류를 [사회]에서 [법조]로 변경, 최초 기사 출고 시간과 상관 없이 최종 수정 시간이 2019년 7월 24일 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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