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 여야 간사가 합의한 9월 2∼3일 이틀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개최 일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법사위에서 합의된 일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국민의 알권리와 후보자의 실체적 진실을 알릴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청문회 일정의 합의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지만 결정은 상임위 중심주의에 입각해 존중한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또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한 만큼 야당은 무분별한 의혹제기를 자제하고 청문회를 통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충분히 문제제기 하고 후보자의 소명을 듣는 성숙한 자세로 임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법사위 여야 간사가 합의한 인사청문회 일정을 수용할지 여부를 놓고 논의했다.

법사위 여야 간사인 송기헌 민주당·김도읍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전날 회동을 갖고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다음달 2~3일 이틀간 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청문회 법정 시한인 다음달 2일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혀온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등 일부 당 지도부는 이같은 합의 소식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은 국민청문회를 보류하는 대신 조국 후보자가 청문회 이전이라도 국민들에게 실체적 진실을 아실 수 있도록 언론과의 대화를 진행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정 대변인은 "9월 3일은 인사 청문 법정기한을 넘겨 인사청문회법이 정한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하는 월권으로 국회 스스로가 법을 지키지 못하는 선례를 남겼다"면서도 "민주당은 국민의 알권리와 실체적 진실을 알릴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대승적으로 수용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이 요구하는 증인, 참고인에 대해 일체의 거부 없이 수용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대변인은 "국회는 여야 협상을 통해 증인을 채택해 왔다"면서 "한국당이 증인 명단에 후보자 배우자, 자녀, 모친, 동생, 동생의 전 부인 등 가족을 포함해 87명에 달하는 증인을 청문회장에 부르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고,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장으로 몰아가려는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그동안 후보자 가족이 인사청문회에 나온 전례가 없었고, 만약 후보자 가족을 청문회장에 세워 신상털이, 망신주기식의 정치공세를 펼칠 경우 국민들의 지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 후보자 가족에 대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심지어 이혼한 동생 전처의 사생활을 들추고, 가족 묘비까지 공개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졌다"면서 "국민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가족청문회가 아닌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원한다. 가족청문회를 열어 청문회 본질을 호도하여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행태는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더 이상 근거 없는 의혹과 논란이 증폭되는 '정쟁 청문회'가 아닌 정책능력, 자질 검증에 집중해 국민들께서 합리적으로 판단하실 수 있는 '검증 청문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이 전격 진행된 이날 조 후보자는 오후 2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끝까지 (인사)청문회 준비를 성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면서 "진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검찰개혁의 큰 길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것은 없었고, 약간 몸살기가 있어서 늦게 나왔다"고 했고, '청와대와 의혹 관련 논의를 했느냐'는 질문엔 "논의한 바 없다"고 답했다.

lbw@wikileaks-kr.org

이병욱 기자 다른기사 보기

• facebook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블로그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