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본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JV설립이 갖는 의미
증권가에서 본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JV설립이 갖는 의미
  • 이범석 기자
  • 기사승인 2019-09-24 14:19:27
  • 최종수정 2019.09.24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그룹 핵심 3사와 Aptiv의 자율주행 합작회사 설립 공시 ‘주가에 긍정신호’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사진=현대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합작회사(이하 JV) 투자계획을 공시한 것과 관련해 KB증권은 즉시 “이번 공시는 직간접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주가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해 주목되고 있다.

KB증권은 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 Aptiv Technology Limited (이하 Aptiv)와 지분율 50:50의 자율주행 Level 4/5(SAE 기준) 솔루션 개발 및 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합작회사(미국소재)를 출범하기로 했다며 분석 자료를 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의 합작회사에 대한 투자금액은 현대차 1조3000억원으로 26%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이어 기아차가 7000억원(지분율 14%), 현대모비스 5000억원(지분율 10%)을 각각 투자해 현대차그룹 3사에서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40%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번 합작회사 투자에는 콜옵션이 있다. 만약 Aptiv 측이 합작회사 지분을 직간접으로 보유하는 사업부를 분할매각 등 처분하고 동 처분가액 중 합작회사 지분가치가 50% 이하인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KB증권은 JV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KB증권 정혜정 연구원은 “합작회사의 성공여부를 지금 미리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자율주행 개발 경쟁에서 현대차그룹이 뒤쳐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있었다면 이번을 계기로 이런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오로라를 비롯한 다양한 자율주행 관련 업체에 투자해왔으나 인하우스(in-house) 기술개발을 선호한다는 선입견을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KB증권은 이번 현대차그룹의 JV설립에 대해 지주사 체제로는 가지 않겠다는 시그널로 해석하며 긍정적으로 봤다.

KB증권의 배세호 연구원은 “현재로서 판단가능 한 합작회사 설립의 의미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이하 232조)와 관련해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며 “232조는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입에 대해 대통령이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으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시점에 발표됐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이어 “따라서 수입 자동차에 대한 232조의 적용여부 발표가 한 차례 연기돼 11월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매우 적절히 이뤄졌다”고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232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도 미국 투자를 발표한 바 있으며 일본의 도요타 역시 2022년까지 미국에서의 13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밝힌바 있다.

특히 강성진 운송·유틸리티·자동차부문 Analyst는 “이번 투자 과정을 보면 현대차그룹은 향후 지배구조 변경과정에서 지주회사 체제를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현대차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가지 않는 이유의 하나로 대규모 투자에 대한 자금 동원 필요성을 든 바 있고 향후 투자 건들에 대해 이번 합작회사 투자와 같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함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이 사용될 경우 지주회사 체제로 이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KB증권은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향후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배하고자 할 기업으로 현대모비스를 꼽았다.

lbs@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