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수첩]한국엘러간 김지현 대표, 국정감사 도마 올라야
[WIKI수첩]한국엘러간 김지현 대표, 국정감사 도마 올라야
  • 손의식 기자
  • 승인 2019.09.25 14:08
  • 수정 2019.09.25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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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간의 유방보형물 [사진=식약처 제공]
엘러간의 유방보형물 [사진=식약처 제공]

꿩은 사냥꾼에게 쫓기면 머리만 덤불 속에다 처박는다고 한다. 몸은 밖에 있는데도 머리만 숨기고 다 숨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장두노미(藏頭露尾)’라고 한다. ‘머리만 숨기고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사자성어는 진실을 숨기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 또는 그 진실이 들킬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하며, 눈 가리고 아웅하기,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등을 대체하기도 한다.
 
거친표면 인공유방보형물 발암 가능성으로 사회적 비난을 받은 ‘엘러간’이 국정감사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한국 엘러간 김지현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복지위는 미국 FDA에서 유방보형물의 유해성과 관련해 이식환자 보상방안을 신문할 것으로 보인다.

엘러간의 거친표면 인공유방 보형물이 이식 환자에게 역형성 세포 림프종(BIA-ALCL)이라는 희귀암을 유발 발생 가능성이 타 제품에 비해 6배나 높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회적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국내에서 엘러간의 거친표면 인공유방 보형물을 이식받은 환자에게서 BIA-ALCL이 발병하자 해당 제품을 이식한 환자들이 집단 소송까지 돌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한 ‘엘러간사 거친 표면 제품 사용 유방재건수술환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유방재건수술을 한 사람은 모두 1만3336명이며, 이중 문제의 제품을 이식한 환자는 5763명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인공유방 보형물을 이식하는 환자의 상당수는 유방암으로 전절제를 받은 후 암환자들이다. 무려 6천명에 가까운 환자들이 여성에게 상징과도 같은 유방을 암 때문에 절제했는데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 때문에 또 다시 암을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의 지옥을 겪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엘러간의 진정성이다. 엘러간 본사는 희귀암인 림프종 증상이 발견되면 900만원의 제거 수술비용을 제공하며 증상이 없는 피해자에게는 수술비 없이 대체 보형물만을 제공하는 피해 환자 보상책을 내놨다. 환자들에 따르면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엘러간의 보형물 관련 수술비, 치료비 등을 담은 최종 보상안이 이달 안에 나올 예정이지만 한국엘러간의 보상 규모가 엘러간 본사의 보상을 뛰어넘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한국엘러간 김지현 대표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됐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김지현 대표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라 이식환자들에게 진심이 담긴 사죄와 함께 무릎을 꿇어야 한다. 아울러 땜질이 아닌 진정성 있는 보상을 약속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본사의 정책에 기대어 원론적인 보상과 사과로 막으려 한다면 사냥꾼을 피해 몸뚱이는 내놓고 머리만 덤불에 처박고 벌벌 떠는 꿩의 행태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손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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