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들은 혼자 서지 못하고 공존해야 들판을 이루죠"
"풀잎들은 혼자 서지 못하고 공존해야 들판을 이루죠"
  • 이세미 기자
  • 기사승인 2019-10-02 16:08:57
  • 최종수정 2019.10.02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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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권희연 한국화여성작가회장
권희연 한국화 여성작가회 회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
권희연 한국화 여성작가회 회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여성을 향한 불평등한 사회적 인식은 전 세계와 세대를 막론하고 잔인하리만큼 정직하게 되물림 되어왔다. 그리하여 이 시대의 수많은 여성들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자 전쟁과도 같은 일상은 물론, 그것을 투쟁의 역사로 바꾸는 치열함도 감내하고 있다.

한 인간, 아내, 어미로서 여성의 삶은 한계없이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가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 20여년의 세월동안 한국화여성작가회는 이 모든 시선과 불평등을 감내하며 일상을 초월한 예술 작품들을 잉태하고 있다.

“20여년 전, 아니 그 오래전부터 예술분야는 남성위주의 자리매김으로 구성 되어왔어요. 한국화 여성작가회는 여성 예술가들이 서로 의지하며 함께 예술로서 정체성을 찾고자 시작했습니다. 과거엔 소수의 여성들이 예술을 했다면 현재는 대학의 여학도들은 물론, 여성작가들이 사회적 패러다임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경지가 넓어졌죠.”

한국화여성작가회 권희연 회장의 말이다. 한국화여성작가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오는 10월 2일부터 7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주제는 ‘두겹의 그림자 노동’으로, 여성으로서 ‘노동’과 ‘예술’ 사이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작가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전시회에서는 192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인간과 여성 △동식물 △정물과 풍경 △추상 등 4가지로 분류해 풍성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10월 2일~7일까지 한국화 여성작가회가 주체한 '두 겹의 그림자 노동' 전시회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세종문화회관에서 10월 2일~7일까지 한국화 여성작가회가 주체한 '두 겹의 그림자 노동' 전시회 [사진=위키리크스한국]

“어떤 이들은 예술을 사치라고도 하고, 특별한 사람들의 향유물이라고도 말해요. 선입견을 깨기가 쉽지 않죠.”

예술의 사회적 위상이 고취됐지만 여전히 대중적인 인식 확산이 어렵다고 말하는 권희연 회장.

그래서 그녀는 ‘노동’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대중적인 관념을 통해 여성을 넘어 모든 세대가 다 같이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한다.

여성작가들의 작품이 세상에  ‘공감’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론, 여성작가들이 창작이라는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기여에 대해 고민하면서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를 밝게 만들도록 노력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2014년부터 이어온 나눔·기증 프로젝트 일환으로 20만원 특별전(展)인 ‘아트쉐어 2020’ 소품 전시를 기획해 판매 수익금의 50%를 미혼모 보호 시설인 ‘모자원’ 등 도움이 필요한 기관에 기부한다.

이밖에 세계 난민 어린이 미술치유사업의 일환인 ‘하모니프로젝트’를 공존문화재단 후원으로 스페이스 디나인과 함께 진행 할 예정이다. 한국화 여성작가회 참여 작가의 작품 이미지가 포함된 드로잉북을 제작해 미술관에서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

“‘두겹의 그림자 노동’전을 기획하면서 ‘여성작가회가 20년을 버텨온 게 대단하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저 또한 우리시대 여성들이 현재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죠.”

권희연 회장은 최근 사회적 이슈에 대해 거론하며 문화예술이 맡고 있는 역할이 너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혼돈의 시대 속에서 문화예술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이 다져지고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화여성작가회가 '모자원'을 선택한 것도 가치관을 잃어가는 젊은 청년세대에게 생명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화여성작가회는 대학에서 미술전공을 한 여성작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활동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경제활동과 작품활동을 겸하는 작가도 있다. 권희연 회장은 현재 대학에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지금은 많은 예술가들이 배출되는 시대죠. 그래서 그들의 영역을 넓혀주기 위해 도전적으로 인재양성에 힘쓰려 해요. 우선 후배들의 진로와 무대를 넓혀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여성작가들의 사명이고, 더 나아가 그들의 롤모델이 되어주는 것이 작은 바람이죠.”

많은 이들이 다양한 삶의 방식을 택하고 살아가는 한 인간을 발견하고 회복기를 원하는 게 이번 전시에서 한국화여성작가회가 지향하는 목적지다.  전 연령대가 감상할 수 있도록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를 준비한 것도 그 이유다. 

“가장 낮은 곳에서 성장하는 풀잎들은 절대로 혼자 서지 못하고 같이 공존해야 넓은 들판을 이루며 살 수 있어요. 이것은 우리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닥친 고난에 주저앉지 말고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세미 기자]

lsm@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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