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지 석달 만에 추가 인하하면서 기준금리가 2년 만에 다시 역대 최저수준으로 돌아왔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린 후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0.25%포인트씩 인상했다가 올해 7월 0.25%포인트 내리고 8월에는 동결했다. 지난 8월 신인석·조동철 금통위원은 '인하' 소수의견을 냈고, 다른 금통위원들도 "7월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기류였다. 

이번 추가 금리 인하는 한은이 7월 한 차례 인하로는 경기 회복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는 데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춘다는 정책 신호를 금융시장에 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은 2.7%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월에 2.6%, 4월에 2.5%, 7월에 2.2%로 계속 낮췄지만,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여파로 2.2%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8∼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해 저성장과 저물가가 장기화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졌다.

투자도 부진한 상황에 국내 경기를 결정하는 반도체 시황 반등 시점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타결한 '스몰 딜'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나서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감을 덜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 한국만 인하했다면 한미간 금리 역전폭이 확대돼 외국인 자금 이탈 위험아 커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인하로 한미간 금리 역전폭은 0.50%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벌어졌지만 기존 역전폭인 0.75%포인트 수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한은은 다음달 29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해 추가 금리인하 효과도 없을 것이며 시중의 유동성만 늘려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둔화하는 세계 경제와 함께 맥을 못추고 있는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해 한은이 내년 1월이나 2월 등 1분기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upermoon@wikileaks-kr.org

조문정 기자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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