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서 "세계 평화·헌법 준수" 강조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서 "세계 평화·헌법 준수" 강조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10.22 14:49
  • 수정 2019.10.22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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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일왕 즉위 선언 [사진=도쿄 교도=연합뉴스]
나루히토 일왕 즉위 선언 [사진=도쿄 교도=연합뉴스]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22일 자신의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는 '즉위례(卽位禮) 정전(正殿) 의식'에서 세계 평화와 헌법 준수를 강조했다. 

NHK 등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후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고쿄(皇居)의 규덴(宮殿)에서 열린 '소쿠이레이세이덴노기'(即位禮正殿の儀)'에서 "일본헌법과 황실전범(皇室典範) 특례법이 정한 바에 따라 왕위를 승계했다"며" 즉위를 내외에 선명(宣明, 선언해 밝힘)"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항상 바라며 국민에 다가서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국과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임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예지(叡智, 진리를 포착하는 고도의 인식 능력)와 해이해지지 않은 노력에 의해 우리나라가 한층 발전을 이루고 국제사회의 우호와 평화, 인류 복지와 번영에 기여할 것을 간절하게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나루히토 일왕은 30여년간 재위한 부친 아키히토(明仁) 상왕이 일왕을 언급하며 "항상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바라시며, 어떠한 때에도 국민과 고락을 함께 하면서 그런 마음을 자신의 모습으로 보여주신 것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아베 총리가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일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탈바꿈하는 것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전후 최장기 집권 중인 아베 총리는 "현행 헌법도 제정한 지 70여년이 지났으니 시대에 어울리지 않은 부분은 개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이 안보 체제를 정비해 자위대가 각국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평화를 언급하며 헌법을 따르겠다는 일왕의 발언은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 움직임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물론 헌법상 정치적 권한이 없고 상징적 권위만 지닌 일왕이 개헌에 대한 찬반 표명을 하기는 어렵지만, 일본인들에게는 현 일본의 정치상황과 대비되는 메시지를 줄 것으로 보인다.

나루히토 일왕은 올해 5월 1일 즉위했으나 이를 일본 안팎에 알리는 즉위의식은 이날 열렸다.

이날 의식에는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 왕세제 부부 등 왕족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 180개국 대표와 국제기구 대표 등 국내외 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부 대표로 파견됐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즉위례 정전 의식에 앞서 오전 9시부터 고쿄 내 규추산덴(宮中三殿)을 찾아 참배했다. 이어 오후 6시 규덴에서 각국 축하사절단을 대상으로 하는 연회를 주최할 예정이다.

일왕의 즉위의식은 1990년 11월 아키히토 상왕 이후 29년 만에 이뤄졌다.

supermoo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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