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토는 뇌사상태다"
[월드 투데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토는 뇌사상태다"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12-05 06:48:30
  • 최종수정 2019.12.04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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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70주년' 기념촬영 하는 英여왕과 회원국 정상들(런던 AP=연합뉴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앞줄 가운데)과 찰스 왕세자(앞줄 왼쪽 네 번째)가 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회원국 정상들과 함께 나토 창설 70주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나토 70주년' 기념촬영 하는 英여왕과 회원국 정상들(런던 AP=연합뉴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앞줄 가운데)과 찰스 왕세자(앞줄 왼쪽 네 번째)가 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회원국 정상들과 함께 나토 창설 70주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립 70주년을 맞아 회원국 정상들이 3일부터 이틀 동안 영국 런던 교외에 모였다.

하지만 <NBC NEWS> 등 외신은, 인류 역사상 최대 군사동맹체인 나토가 이번 모임에 대해 스스로 ‘정상회의(SUMMIT)’라 부르지 못하고 나토 대변인이 “단지 ‘회의’”라고 성격을 규정할 정도로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NBC NEWS>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 작년 나토 모임에서는 트럼프가 주된 골칫거리였지만 현재는 나토 회원들이 걱정해야 하는 대상은 트럼프뿐 만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의 현 상태를 ‘뇌사 상태’에 비유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때때로, 나토(NATO) 회원국들의 보호에 앞장서지 않을 수도 있으며 당장 나토를 떠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나토를 비난하고 유럽의 동맹국들을 놀라게 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화요일 런던 교외에서 나토 정상들의 모임이 있기 전까지 파티를 망칠 수 있는 주범은 유럽 동맹국들 자신들 속에 존재하는 분열과 분쟁이었다.

이번 모임의 분위기가 얼마나 껄끄러웠는지 나토는 사실상 이번 세계 정상들의 모임을 공식적으로 ‘정상 회의(SUMMIT)’라 부르지 않기로 했다. 이번이 나토 창설 70주년이 되는 해임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오늘 나토의 모습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런던 기반의 씽크탱크인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케어 길스는 이렇게 분석했다.

“지난번 정상회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맹공을 받았지만 이번에 걱정해야할 것은 트럼프뿐이 아닙니다.”

2018년 7월 브뤼셀에서 열렸던 나토 회담은 나토 역사상 회원들 사이의 불화가 가장 극렬하게 표출된 만남이었다. 당시 트럼프는 우방들을 향해서 공격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으며, 아무 거리낌 없이 세계 정상들의 모임을 파국 직전까지 몰고 갔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유럽을 찾았던 다른 방문에서와 마찬 가지로 유럽 정상들은 이번 주에도 그가 어떤 행동을 하고 무슨 말을 할지 두려움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 특히 영국의 운명을 결정할 총선을 9일 앞두고 영국을 찾은 트럼프에 대한 공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상들의 이목은 트럼프보다는 프랑스와 터키의 대통령에 집중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 나토 내의 심화되고 있는 이념적 갈등의 한가운데 있는 인물들이다.

나토는 ‘뇌사 상태’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가 소련(러시아)의 침공을 방어한다는 원래 목표를 벗어나서 테러리즘 격퇴로 초점을 바꿔야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크렘린 당국의 노선과 궤를 같이하는 주장이다.

마크롱은 지난달 <이코노미스트> 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토는 ‘벼랑 끝에 서있으며’, ‘뇌사 상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모스크바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지면서 동부 유럽의 일부 국가들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특히, 나토의 최전선에 위치하면서 크렘린의 통치 시대를 아프게 기억하고 오늘날에도 그 영향력을 여전히 경험하고 있는 나라들에게는 충격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많은 나라들에게 마크롱의 이러한 스탠스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너무 유연하게 대해온 트럼프의 수년의 통치 기간 위에 설상가상이 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불화를 겪고 있는 정상 중에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있다. 그녀는 실용적으로, 그리고 일치된 견해 속에서 시간을 두고 나토의 문제를 풀고자한다.

트럼프가 반복적으로 나토의 유럽 동맹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부담하지 않는다고 소리 높여 불만을 제기할 때 독일은 주된 타겟이었다. 그동안 미국의 다른 대통령들도 비슷한 불만을 표출해오기는 했지만 방위비 분담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나라는 보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불가이기는 해도 그는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국방안보 씽크탱크인 ‘왕립 합동 군사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의 저스틴 브롱크는 이렇게 말했다.

“유럽의 관점에서 본다면 트럼프의 문제는 피해를 최소화한다는(damage control)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트럼프의 말들이 때때로 미국 외교의 공식적 입장을 벗어나고는 있지만 백악관은 지난달 발표된 성명서에서 나토를 지칭해서 ‘회원국들의 안보와 번영, 그리고 자유를 보장해주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번 정상 모임에서 가장 흥미로운 철학적 관심사는 나토 리더십과 관련된 마크롱과 메르켈의 견해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저스틴 브롱크 연구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나토 내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군사력을 점유하고 있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와 에르도안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워왔었다.

프랑스 대통령은 <이코노미스트> 지와의 대담에서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등을 돌릴 경우’를 대비해 정신을 차려야한다고 말하고, 미군이 철수하자 시리아 북부에 쳐들어간 터키를 가리켜 ‘미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마크롱에게 맞불을 놓았다. 그는 마크롱에게 ‘머리가 어떻게 되지나 않았는지 체크해보라’고 말을 했다. 두 정상은 이번 주 더 심한 언쟁을 예고하며 사과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는 나토에 먹칠을 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회담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회담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나토는 비뚤어져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터키가 서방에 등을 돌리고 모스크바로 가까이 다가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터키가 미국을 거부하고 러시아 제 첨단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매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미국은 서둘러 F-35 제트기 판매 프로그램에서 터키를 제외시켰다. 미국은 F-35 전투기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같은 영토 내에 존재할 경우 그 움직임이 포착되어 모스크바로 정보가 흘러갈 가능성을 두려워한 것이다. 하지만 터키는 힘과 지리적 특성이라는 측면에서 나토 내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 이라크,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터키의 문제는 이 나라가 러시아와 너무 가깝고, 솔직히 말해 너무 권위적이고 함께 하기에는 너무 불편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전략적으로 등한시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브롱크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러한 모든 현 상황들은 궁극적으로 러시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러시아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사실에 대해 뉘우침이 없으며,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고, 영국 영토 내에서 스파이를 암살하려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난을 비켜만 가고 있다.

“나토의 문제가 주로 크렘린 당국 때문이라는 점이 명백한데도 유럽의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크렘린과 노선을 같이 하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같은 나토 회원이라는 사실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채텀 하우스’의 러시아 및 유라시아 담당 책임 연구원 제임스 닉시는 이렇게 말했다.

“너무나도 비뚤어진 상황입니다.”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크렘린이 기뻐하는 일이라면 어떤 것도 좋지 않은 움직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dtp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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