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클럽의 멤버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제약사 중 하나인 한미약품에도 고민이 있다. 바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주가다.
한미약품은 주가 하락 자체는 마뜩잖으면서도 당장의 하락은 어쩔 수 없는 일이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혁신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자연스레 해소될 일이라고 보고 있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 2015년 기술수출 성과를 이뤄내며 70만원대까지 올랐다. 그러나 연이어 기술수출이 반납되면서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최근에는 29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햇수로 5년간 주가가 반토막 이하로 곤두박질 친 것이다.
제약 업계 안팎에서는 그 이유를 두 가지 정도로 꼽는다.
우선 바이오 벤처들의 잇따른 임상 실패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반납 등으로 제약·바이오 매력이 동반 추락했다는 점이다. 한미약품의 실패도 있지만 아무래도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로 인한 바이오주 추락과 같이 제약·바이오 업종의 전체적인 주가 매력도가 하락한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다른 요인으로는 매출에 비해 과도한 수준의 R&D 비용의 누적이다. 적극적인 R&D 투자는 제약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이렇다 할 기술수출 성과를 창출해내지 못하면서 투자가 지속돼 재무구조에 부담이 가중됐고 이것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에 대한 한미약품의 입장은 명확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가 있지만 글로벌 제약사들도 실패가 많다”면서 “신약 개발에는 평균 15년의 시간이 걸리고 성공확률도 9%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3~4년 후에는 현재의 과감한 R&D 투자가 빛을 발해 기술수출 성과가 나타날 것이고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D 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각차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며 “7~8년 이상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런 한미약품의 행보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은 엇갈린다. 과도한 R&D 투자로 재무구조가 취약해 주가하락을 유발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자체 의약품으로 확보한 자금을 신약개발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는 리딩 기업이라는 평가도 상당수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작년 연결 기준 한미약품의 탑라인은 전년 대비 약 10%의 성장률을 달성함으로써 상위 제약사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2년간 고성장세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구현하고 있다”는 긍정적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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