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과거 전염병 확산 때와 비교 ‘투자 종목’ 예의주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터넷과 게임 종목, 마스크 생산 기업, 진단 시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업종은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바이러스 전염에 대한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만 머무른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31일 씨티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S&P500지수는 2003년 사스(12.8%), 2013~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5.8%), 2015~2016년 지카 바이러스(12.9%) 때 6%에서 13%까지 하락했다. 지금까지 세계를 휩쓸었던 전염병은 S&P500 지수 하락세와 비슷한 맥을 보여왔다.
사스 발병 당시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타격(-30%)을 입었던 코스피 시장의 투자자들은 질병 리스크를 우려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업종을 찾으며 옥석을 가리는 분위기다.
증권가는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여행·소매유통·항공 업종의 타격을 예상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방한 중국인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던 화장품 브랜드나 면세점 등의 주가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사스가 창궐했던 2003년 2~3월 당시 대한항공, 하나투어, 신세계를 중심으로 유관 업종이 단기간 코스피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인터넷·컨텐츠·미디어 등 소프트웨어 업종은 상대적으로 바이러스의 확산으로부터 자유로워 선호 강화가 예상된다. 비슷한 근거로 대표적인 내수산업인 음식료는 외식이 위축되는 대신 내식 관련기업들이 제한적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노종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스로 아시아 주식시장은 한 달 내외 하락을 겪고 반등했지만 이 기간 수익률 아웃퍼폼을 보인 업종인 인터넷, 게임 등 소프트웨어 업종과 미디어 업종에 주목한다”고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네이버(쇼핑, 검색), 카카오(광고, 음악, 커머스), 엔씨소프트(게임), CJ ENM(홈쇼핑, 영상, VOD),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드라마, VOD), 에코마케팅(미디어커머스)의 국내 수요 증가 가능성을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각종 질병 리스크를 거쳐 온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경험칙으로 과거 전염병 확산 당시와 비교하며 투자 종목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바이러스 공포감에 사람들이 집 밖을 나오지 않으면서 이와 관련한 인터넷이나 게임 종목들이 때 아닌 호황을 겪고 있는데 과거 전염병 확산 때마다 S&P500지수는 조정을 받아왔지만 넷플릭스(Netflix)는 대부분 피해왔던 것과 비슷한 사례”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오픈채팅방, 유튜브등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수혜주에 대한 근거없는 정보에 대해선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사이버풍문, 대량SMS 등으로 주가가 급등하여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일부 종목 투자에 대해 경고했다.
최근 2주간(‘20.1.20~1.29) 진원생명과학, 오공 등 16종목(기간중 평균 주가상승률 +65.83%)에 대하여 22회 시장경보 조치를 내렸다.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테마주에 대한 일부 투기세력들의 인위적 주가부양 가능성에 대하여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테마주 뿐만 아니라 시장에 불안감을 미칠 수 있는 악성루머관련 이상징후 발견시 적극적 사전예방 및 사후감시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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