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뱅크③] 모든 길은 데이터로 통한다... 마이데이터 사업 도전하는 금융권
[디지털 뱅크③] 모든 길은 데이터로 통한다... 마이데이터 사업 도전하는 금융권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0-02-21 18:30:40
  • 최종수정 2020.02.21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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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12월 은행권의 공동결제시스템 역할을 톡톡히 할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면 시행됐습니다. 서로 상이했던 은행 간 송금·결제망이 표준화돼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 국내 산업계가 간절히 염원하던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1월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가명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제품 등을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와 관련 <위키리크스한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금융 환경이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 실제 사례 및 통계 자료와 업계 관계자들의 제언을 토대로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연재는 ① 공채·점포 줄이고 수시 채용·IT 인재 늘리는 금융권을 시작으로 ② 오픈뱅킹 헤게모니 싸움 ③ 모든 길은 데이터로 통한다 ④ 은행원 없는 은행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월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 개의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1월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 개의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찬성 114인, 반대 15인, 기권 23인으로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문희상 국회의장)"

지난 1월 9일 국내 산업계가 간절히 염원하던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력한 국가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던 가운데, 1년 2개월 만에 규제를 풀어줄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법안 통과에 따라 기업들은 이름과 주민번호 등을 삭제해서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가명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제품 등을 개발할 수 있게 됐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성향이나 이용빈도를 분석해 실적 상승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원유' 역할을 하는 데이터는 산업 발전과 새로운 가치 창출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데이터 경제'를 파생시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의하면 세계 데이터 시장 규모는 올해 2100억 달러(약 242조원)로 팽창하며, 세계 데이터량도 2016년 16제타바이트(ZB)에서 2025년 163ZB로 10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1ZB는 1조1000억 기가바이트에 해당하는 대규모 데이터로, 데이터 폭증을 예견하는 중요한 수치이다. 대규모 데이터를 어떻게 잘 유통하고 활용하는가에 데이터 경제의 성패가 달려있는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은 특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혁신) 가속화의 일환으로 일찌감치 '마이데이터(MyData)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신용정보법 개정안과 관련 있는 마이데이터 산업은 공공기관과 금융권 등지에 흩어진 개인정보의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며 본인정보 통합조회, 맞춤형 신용·자산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 및 자문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개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에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권은 마이데이터 산업을 자양분으로 삼아 실적 상승을 노리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은행뿐만이 아니라 카드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여신전문금융업법도 개정한다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카드사의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지원하겠다"며 "카드사는 회원 소비지출 정보, 대금 결제 관련 정보, 가맹점 280만 곳의 매출정보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빅데이터 분석·가공·판매·컨설팅 등 신사업을 적극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신용평가사(CB)의 체계를 ▷개인CB ▷개인사업자CB ▷기업CB 등으로 개선해 진입규제 요건을 완화했는데, 개인CB의 일환으로 통신료·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신용을 평가하는 '비금융정보 전문CB'를 신설했다.

예컨대 비경제활동인구로 꼽히는 주부나 학생은 월급도 받지 않고 대출 상환도 하지 않아 신용등급을 올리기 어려웠는데, 통신·가스 요금 등을 제때 지불하면 신용점수가 쌓이는 방식이다. 이는 비금융정보도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힘입어 신용평가에 반영할 수 있게 돼서다. 신용카드업자도 CB업 수행이 가능하지만, 금융사업자가 아니더라도 제한없이 CB업 겸업을 할 수 있다. 다만, 비금융CB업의 경우 원칙적으로 비금융정보만을 이용해야 한다.

금융위는 오는 8월 5일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데이터 3법'을 두고 내달 중으로 신용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4월에는 감독규정 개정안 규정 변경을 예고한다. 

지난달 29일 열린 '2019 마이데이터 컨퍼런스' 현장. 이미연 SKT 블록체인/UNIT인증 팀장은 "SK텔레콤은 개인의 정보를 개인에게 돌려주자는 의미에서 DID(Distributed Identity)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원 기자]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개최된 '2019 마이데이터 컨퍼런스' 현장. [최종원 기자]

한편, 금융위는 마이데이터·마이페이먼트(My Payment)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와 결합 방안을 연구하면서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정책 동향도 조사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산하 은행에서 통신요금 납부와 온라인쇼핑 이력을 토대로 신용등급을 측정, 학생과 주부를 위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놔 큰 성공을 거뒀다. 지출이 과하면 할인상품을 알려주고, 불필요한 보험은 정리해주며, 여윳돈 규모에 걸맞은 투자를 권하는 식이다. 

미국 보험사 프로그레시브는 차량 운행정보를 활용해 유연한 보험료 체계를 구축했다. 과속, 급제동 등을 삼가는 운전자는 보험료를 최대 30% 깎아준다. 국내서도 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SK텔레콤 내비게이션 T맵의 안전운전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5~11% 할인한다.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유럽연합(EU)은 지난 2018년 5월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이는 데이터 통제 권한을 개인에게 부여하는 제도로, 사용자의 개인 정보는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된다는 것을 천명한 제도다. 그라운드X 한재선 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GDPR 발효 이후 데이터를 재산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의 클릭 데이터를 광고사에 팔고 적절한 보상을 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데이터 제공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기 위해 올해부터 경기도는 세계 최초로 주민들에게 지역화폐 기반의 데이터 배당 제도를 시행한다. 해당 제도는 주민이 지역화폐 카드를 사용하면서 생성된 데이터를 비식별 정보로 가공해 이를 연구소·학교·기업 등에 팔아 그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화폐를 쓴 주민들에게 다시 배당하는 제도다. 데이터 제공자에게 직접 정당한 보상을 한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를 표방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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