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온 클럽에 수백명 방문…클럽·술집 등 유흥시설 '불안불안'
확진자 나온 클럽에 수백명 방문…클럽·술집 등 유흥시설 '불안불안'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0.04.27 06:13
  • 수정 2020.04.27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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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접 공간 이용 제한 (PG) [출처=연합뉴스]
밀접 공간 이용 제한 (PG) [출처=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클럽·술집 등 유흥시설에서 '슈퍼전파'가 일어나 다시 유행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부산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진 전 한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이곳에서 집단감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다른 지역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유흥시설 운영이 활성화되는 모양새다.

유흥시설은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이 이뤄진다는 특성상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쉽다. 이용자 대부분이 활동성이 높은 젊은 연령이라는 것도 골칫거리다. 이들이 유흥시설에서 감염되면 가족이나 직장 등에 코로나19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는 4∼6명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였고, 전날에는 1명으로 떨어졌다.

지역발생이 한 자릿수를 유지하는 데는 새로운 집단감염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영향이 크다. 지역에서 발생한 '산발적 사례'가 '확산'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끊긴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완화되면서 곳곳에서 집단감염 불씨가 살아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클럽, 술집 등 유흥시설은 한두명의 감염자가 수백명에게 코로나19를 옮기는 '슈퍼전파' 사건이 일어나기 쉬운 장소로 꼽힌다.

유흥시설은 대체로 바이러스 전파가 잘 이뤄지는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하에 있는 경우가 많아 환기하기도 어렵다. 이런 공간에 많은 사람이 함께 머물고,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는 것도 코로나19 확산의 위험 요소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10대 손님이 방문한 부산의 한 클럽에는 방문 당시 클럽에 48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서울 강남에서는 대형 유흥업소 여종업원이 확진돼 100여명이 접촉자로 분류돼 방역당국을 긴장시켰다.

시설 규모가 크지 않은 술집에서도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 평택 미군기지 인근의 와인바에서는 업주를 포함해 지금까지 20명 넘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동안 지자체들이 운영금지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던 것도 이런 집단감염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19일까지 클럽,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집합금지', 경기도는 '영업주·종사자 및 이용자 간 신체 접촉 금지' 명령을 내렸었다.

하지만 지난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문을 닫았던 유흥시설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고, 방문을 자제하던 이용자들도 스스럼없이 유흥시설을 찾는 분위기다.

방역당국이 유흥시설 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내놨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람들 간 만남을 위해 찾는 유흥시설에서 '음식을 먹을 때에는 가급적 대화를 하지 않거나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말하기' 등의 지침은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백명의 이용자가 밀려드는 공간에 '탁자 사이 간격을 2m(최소 1m) 이상 두거나 테이블 간에 칸막이 설치' 등도 권고사항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유흥시설 이용 전 이용자들의 발열체크를 하고, 증상이 있는 종사자는 업무에서 즉시 배제하도록 하는 지침도 '무증상 전파'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코로나19는 감염 초기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을 때도 다른 사람에게 전파가 가능하다. 부산 클럽을 찾았던 감염자도 방문 당시 증상이 없었지만, 이틀 뒤 인후통, 두통,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났다. 충분히 2차 감염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정기석 한림대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사람들은 증상이 없을 때는 자신이 감염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는 무증상 전파가 가능해 증상과 관계없이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흥시설 방문자 대부분은 직장을 다니거나 지역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연령이란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당사자는 건강해 코로나19에 걸려도 약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지만, 지병이 있는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 병을 옮기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컨대 클럽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젊은이가 가족에게 전파하고, 감염된 가족이 요양병원을 방문해 이곳에 있는 면역력이 약한 입원환자들이 코로나19에 걸려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0대는 활동 범위가 넓어 확진될 경우에는 굉장히 많은 접촉자를 유발할 수 있고,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으로 이어질 경우 슈퍼전파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젊고 활동적인 청·장년층의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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