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문가, '브랜드 구조조정·온라인 마케팅 강화' 진단
아모레퍼시픽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중저가 브랜드의 실적 하락과 함께 오프라인 채널 부진에 코로나19 여파 등 부정적인 대내외 환경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 증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이 더 악화될 것이고, 특히 중저가 브랜드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주가는 전일 대비 3.58% 하락한 16만150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DB금융은 내수 경기가 회복된다는 기대감이 소비재 기업 전반에 깔려있었지만 화장품 기업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2분기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은 기존 대비 200억원 이상 낮춘 402억원을 전망했다.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6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나 줄었다.
박현진 DB금융 연구원은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이니스프리'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4~5월 중국에서 '설화수' 매출은 성장한 반면 '이니스프리' 매출은 감소하면서 중국 전체 매출이 부진한데다 아시아 지역 오프라인 점포 영업도 온전하지 못해 2분기 아시아 매출은 전년 대비 19% 감소해 영업적자를 유지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설화수'에 한정된 럭셔리 라인업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구조조정(M&A)과 같은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아모레퍼시픽의 현 주가는 올해 추정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40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SK증권은 2분기 매출액 1조2085억원, 영업이익 5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3%,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마몽드' '라네즈' 등 중저가 브랜드 비중이 60%에 달해 이들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체험형 매장인 '아리따움 라이브'의 성장도 멈춘 상태다. 지난해 초만 해도 아리따움 가맹점 1000여개 가운데 500여개를 '아리따움 라이브'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360곳만 라이브매장으로 전환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25곳의 아리따움 직영매장도 올해 안에 10곳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아리따움 직영매장 수는 2018년 말 76개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2·3분기에도 이어져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에 온라인 매출이 성장한 만큼 온라인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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