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무상 균등감자, 박삼구 일가만 '방긋'
아시아나 무상 균등감자, 박삼구 일가만 '방긋'
  • 장은진 기자
  • 승인 2020.11.05 10:13
  • 수정 2020.11.0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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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악화 책임 균등 분담…금호석화·소액주주 반발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관리종목 지정위기를 피하기 위해 무상 균등감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금호산업을 제외한 주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실패 책임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악화에 따른 결손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모든 주식을 3:1 비율로 무상감자한다고 밝혔다. 감자 기준일은 12월28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15일이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의 감자 결정은 이미 수차례 언급된 바 있다. 대주주인 금호그룹의 경영실패로 적자난이 이어진데다 올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보유한 현금마저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2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은 56.3% 이른다.

코스피 상장사가 장기간 적자 내 자본금 50% 이상 잠식상태에 이르면 한국거래소 상장 폐지 후보인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게 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추가 자본확충이나 감자 없이 연말까지 버틸 경우 관리 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도 아시아나항공 감자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감자방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차등감자가 아닌 균등감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4월 매각결정 이후 대주주가 회사경영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의 이해관계는 여전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금호산업과 119억을 주고 상표 사용계약을 연장했다. 뿐만 아니라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박삼구 이사장 있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수의계약을 통해 각종 일감 몰아줬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산하에는 케이에이·케이에프·케이오·케이알·에이큐·케이지·에이오·에이에이치·에스티엠 등 아시아나항공과 관련된 업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들 계열사에게 2020년 상반기 지불한 내부거래액만 380억원 가량이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고리가 남아있음에도 KDB산업은행이 균등 감자를 고집한 배경은 이미 잡아논 담보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된 2019년 1조6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금호산업 보유 아시아나항공 주식과 박삼구 회장 보유 금호고속 보유 주식은 채권은행에 담보로 잡아놨다. 대주주에 책임을 묻기 위해 차등감자를 실시할 경우 결국 산은이 피해를 입게 되는 구조다.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의 이해관계 맞물리면서 피해를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보게됐다.

감자 결정으로 주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균등감자 결정 시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소액주주들 지분은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을 견제해온 금호석유화학의 영향력이 줄어들게 된다는 문제도 생긴다.

금호석유화학과 소액주주들은 이번 무상 균등감자 결정을 막기위한 행동에 돌입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추종에서 채권은행의 표 결집력을 따라 가기 힘든데다 감자 안건이 부결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총회가 열리더라도 부담요인이 많다는 지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단과 오너일가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결국 경영에 책임이 없던 주주들만 손실을 보게됐다"면서 "박삼구 전 회장뿐만 아니라 산업은행도 매각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는데 이를 회피하며 떠넘기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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