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재폭증·이문환 행장 사임에... 케이뱅크의 복잡해진 셈법
신용대출 재폭증·이문환 행장 사임에... 케이뱅크의 복잡해진 셈법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1.01.11 17:37
  • 수정 2021.01.11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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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이문환 행장. [사진=연합뉴스]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지난 7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규제했던 신용대출이 새해 들어 다시 폭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다시 점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데, 신용대출이 주요 수익원인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강도의 대출 조이기에 들어갈 수 있다. 그동안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신용대출 증가속도는 시중은행보다 훨씬 빨라 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꼽히곤 했다. 

신용대출을 통해 영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케이뱅크는 다시 당국의 눈치를 봐야할 상황이다. 얼마 전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취임 1년도 안 돼 사의를 표명한 만큼 셈법은 더욱 복잡한 모양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 10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33조 6482억원)과 비교하면 4534억원가량 급증한 수치다. 

마이너스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 대출)은 지난달 31일 1048건에서 7일 1960건으로 늘었다. 이달 1~7일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 통장은 모두 7411개, 잔액 기준으로는 241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이른바 '빚투(빚내서투자)' 목적으로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대출총량 규제에 나선 만큼, 이번 신용대출 급증도 조만간 조이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과열에 따른 신용대출은 막겠다는 방침이다. 작년처럼 신용대출 총량규제에 들어가거나, 1월에 쏠린 기업공개(IPO) 공모에 대출 자금이 쏠리지 않도록 상황을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은행권에 사실상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복잡한 셈법을 풀어야 할 처지다. 그동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은 신용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인터넷은행의 지난 3년 간(2017년~2020년) 신용대출 잔액은 5조4710억원에서 18조8160억원으로 244% 급증했다.

케이뱅크의 8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조7800억원으로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7월 말(1조4300억원) 대비 24.5% 증가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8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4107억원으로, 7월 말 대비 각각 3.4%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4대 은행보다 7배나 많은 신용대출 성장을 이이뤄낸 셈이다. 지난해 4월 직장인 대출 중단으로 본격 불거진 자금난이 지속돼 1년 넘게 대출상품을 내지 못했던 만큼 증가세가 가팔랐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검토는 케이뱅크 입장에서 반갑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비로소 안정화 상태에 돌입했는데 다시 암초를 만난 것이다. 

이문환 행장의 공백도 발목을 잡는다. BC카드(비씨카드) 사장이었던 이 행장은 지난해 3월 내정됐다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주 돌연 사임했다. 이 행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직무대행은 정운기 부행장이 맡게 됐다.

업계 안팎에선 이 행장이 케이뱅크의 숙원이었던 대주주 변경과 유상증자를 성사시킨 만큼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행장은 1989년 KT에 입사해 지난 2018년부터 2년여간 BC카드를 이끈 수완으로 케이뱅크의 영업 정상화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이 행장이 몸담았던 비씨카드는 KT가 가지고 있는 케이뱅크 지분 10%를 사들여 2대 주주로 등극했고, 지난 7월에ㅐ는 34%까지 지분을 늘렸다. 

하반기에 BC카드·우리은행 등 과점주주의 유상증자에 힘입어 케이뱅크는 영업 정상화를 시작했다. 신용대출 등 새 가계대출상품을 출시하며 사업을 정비했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명계좌 발급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향후에는 비씨카드와 신용카드 제휴 사업, IPO와 추가 유상증자도 진행할 방침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 내부에선 후임 행장을 찾는 데 신중한 것으로 감지된다"라며 "급한 불이었던 비씨카드 대주주 등극과 유상증자는 성공한 만큼, 사업을 키울 수 잇는 전문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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