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제기된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애플카' 협력설을 놓고 서로 상반된 외신 보도가 잇따르며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애플카 협력 기대감에 현대차그룹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다양한 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애플과 현대차그룹은 침묵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현대차·기아와의 논의를 최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수년간 개발 프로젝트와 공급 업체에 대한 정보를 비밀에 부쳐왔던 애플이 전기차 관련 논의 소식이 알려지자 화가 났을 것이라면서 양사 간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애플 특유의 '비밀주의' 때문에 현대차그룹과의 '애플카' 협력 논의가 결렬됐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아가 미국 조지아주(州) 공장에서 '애플카'를 조립한다는 계획과 관련해 잠재적 파트너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미국 조지아주의 기아 조립공장에서 애플 브랜드를 단 자율주행 전기차를 제조하기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애플 분석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자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첫번째 애플카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같은 사안을 두고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애플과 현대차그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8일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기아도 지난달 20일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한 것이 전부다.

다만 현대차가 당시 공시에서 '관련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8일 내놓을 재공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

업계에서는 재공시 역시 지난달 공시 내용 수준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기아차의 경우도 오는 9일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진행할 예정이나 공시 내용 이상의 언급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애플이 비밀 준수를 중시하는 만큼 현대차그룹에도 애플카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에 일부 명백한 오보에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하는 시장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 내에서 미국 조지아공장을 둔 기아가 애플카 생산을 맡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던 만큼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의 충격이 작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지난달 8일 현대차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후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그룹주는 '애플카' 기대감에 급등했다.

지난달 7일 6만3천원이었던 기아는 한달새 10만1천500원(5일 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37.93%다. 20만원 안팎에서 횡보하던 현대차 주가 역시 20만6천원에서 24만9천500원으로 17.43% 껑충 뛰었다.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애플카'의 수혜주로 꼽히며 13.62% 올랐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jej0416@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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