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총장직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검찰청 청사에서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라며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라며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 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윤 총장은 최근 여당과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또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자 이에 대해 강하게 반대 의견을 피력해왔다.
앞서 대검은 이날 오전 "윤 총장이 대검 현관에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며 "내용은 총장이 직접 준비하고 있어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오늘 오전 반차를 내고 대검에 출근하지 않았다.
윤 총장의 사퇴로 재보선을 앞둔 여야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의 사퇴 가능성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하는 순간 정치를 시작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장 윤 총장의 입당은 어렵겠지만, 그가 야권에 힘을 보태는 제3지대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사표 낸다면 잘못된 결단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은 수사하지 않고 지금 사표를 내면 죽은 권력이던 이명박·박근혜 수사를 매몰차게 한 것마저 정의를 위한 수사가 아니고, 벼락 출세를 위한 문재인 청부 수사였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어제(3일) 대구지검 방문도 정치권 진입을 타진해 보기 위한 부적절한 행보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검찰총장 답지 않은 정치 행위를 했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정면 돌파하라"고 조언한 뒤 "나는 윤석열 총장의 기개와 담력을 믿는다. 정치는 소임을 다 한 후 해도 늦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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