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유통업계를 이끄는 범띠 최고경영자(CEO)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유통업계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내년까지 코로나19가 계속 유행할 것으로 예상돼 범띠 CEO들의 경영전략은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사업을 정상궤도로 올려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집중될 전망이다.
유통 대기업 오너 중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1974년생으로 유일한 범띠다. 정 부회장은 2019년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선임됐을 뿐만 아니라 그룹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현대홈쇼핑 대표를 맡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형제 경영체제로 이뤄져 있다. 때문에 형인 정지선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다. 향후 경영구도 분리가 이뤄질 경우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한섬 등 비유통 부문 계열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리바트 윤기철 대표 역시 62년생 범띠 CEO다.
현대백화점의 장호진 사장 역시 62년생 호랑이띠다. 장 사장은 현대백화점 각자대표로 그룹 기획조정본부를 이끌고 있다. 올해 SK바이오랜드와 클린젠코스메슈티컬 인수를 이끌었으며 내년에도 본업과 시너지를 낼 인수합병(M&A)에 매진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에도 범띠 CEO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바로 62년생 동갑내기인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와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다.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 3분기 각각 253억원, 113억원의 적자를 거뒀다. 두 업체 모두 지난해 대비 영업손실 폭이 크게 개선되긴 했으나,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비교할 경우 부진한 실적이다.
문제는 두 기업 모두 각자의 이유로 실적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면세점 적자 탈피가 시급한 상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경우도 안정적인 사업확장을 꾀하기 위해선 흑자전환이 필요하다. 이갑 대표와 이재실 대표는 '면세산업 경영 정상화'란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식품업계에서는 이영구 롯데그룹 사장, 황성만 오뚜기 사장,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이 모두 1962년생 동갑내기다.
이영구 사장의 경우 롯데 식품 계열사를 총괄하는 롯데제과 대표도 겸직한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매출액 등에서 오리온에게 제과업계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영구 사장은 평소 언행이 상당히 신중한 편이지만, 새로운 경영방식 도입에 과감한 편이다. 이 사장의 이 같은 경영방식은 과거 롯데칠성음료에서도 볼수 있다. 때문에 롯데그룹 내부에선 이영구 사장이 롯데제과 경영혁신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보고 있다.
황성만 오뚜기 사장은 올해 3월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오뚜기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비 급등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 라면 가격을 인상했지만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황 사장은 새헤에는 품목 다각화와 신제품 개발, 해외시장 개척 등으로 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코로나19로 주류업계의 주 매출처인 유흥시장이 타격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테라', '진로이즈백' 등 다수의 제품이 주목받았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금 강화되면서 새해에도 유흥 시장보다 가정 시장 공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김인규 사장은 해당 대ㅎ책에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패션업계의 경우 이길환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대표가 호랑이띠다. 이 부사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새해 해외명품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강화 전략에 적극 나선다.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국내와 해외 패션사업을 통합하며 조직 효율화를 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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