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 규모가 12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174억달러를 팔았고, 채권시장에서는 561억달러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기초경제 여건 및 외국인 투자자의 구성, 과거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 경험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 증권자금의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히 바 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월~12월까지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387억1000만달러(약 46조150억원)가 순유입됐다. 한국 증권시장에 들어온 자금이 빠져나간 자금보다 많다는 의미로 2009년(421억5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달 외국인의 주식과 채권 투자자금은 85억4000만달러(약 10조1523억원)로 전월(51억5000만달러) 보다 순유입 규모가 늘었다.

지난해 주식시장에서는 174억4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2019년에는 20억달러 순유입됐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에는182억4000만달러가 빠졌다. 12월에는 36억 9000만달러가 들어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는 업황 개선 기대 등으로 반도체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순유입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반면 채권시장은 순유입 폭이 증가했다.

채권시장은 지난해 561억5000만달러 순유입됐다. 2019년에는 81억6000만달러 순유입됐고 2020년 217억1000만달러가 순유입되면서 유입 폭이 두 배 이상 늘었다.

12월에는 48억5000만달러(약 5조7657억원) 순유입됐는데 전월(26조2000억달러) 보다 유입 폭이 크게 늘었다.

채권투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 우리나라는 신용등급이 비슷한 다른 국가에 비해 국채금리가 높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늘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21bp(1bp=0.01%포인트)로 11월 대비 2bp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올라간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jh224@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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