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상] 날개없는 '죽음의 추락'... 전 세계 코인거래소들, 루나·테라 잇따라 거래중단·상장폐지
[암호화폐 비상] 날개없는 '죽음의 추락'... 전 세계 코인거래소들, 루나·테라 잇따라 거래중단·상장폐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5.14 07:08
  • 수정 2022.05.1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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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 테라 폭락/ 연합뉴스
스테이블 코인 테라 폭락/ 연합뉴스

전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가 최근 폭락한 한국산 코인 루나와 테라USD(UST)에 대해 거래 중단과 상장 폐지 조치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OKX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UST를 상장 폐지했고 테라 생태계 코인인 루나, 앵커, 미러와 관련된 파상 상품도 퇴출했다.

FTX는 파생상품인 루나PERP를 상장 폐지했고, 크립토닷컴은 루나, 앵커, 미러 거래를 중지시켰다.

이어 미국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27일부터 거래 정지에 나서기로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연합뉴스 자료 사진]

현재 주식, 채권, 상품(commodities) 등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모두 좌불안석이다. 그 중에서도 암호화폐 시장의 분위기는 미국의 금융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워싱턴 당국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할 정도로, 불안을 넘어 완전한 패닉 상태로 접어들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암호화폐 가격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인플레이션 방지 노력이 경기침체를 불어올 수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위험 상품을 내던지면서, 사상최고가에서 거의 50%나 폭락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 그동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실험용 암호화폐 TerraUSD(UST)의 붕괴는 보다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10일, 투자자들 사이에서 현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암호화폐라고 인정받았던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테더(Tether)가 미국 달러에 대한 지지대(peg)를 상실하며 추가 하락 우려를 낳고 있다.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은 12일 기준(현지 시각)으로 26,35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이 여러 날 계속된다면 정말 심각한 우려를 낳게 될 겁니다.”

영국 소재 디지털자산 중개업체 ‘글로벌블록(GlobalBlock)’의 마커스 소티리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예견했다.

“지금 상황이 함축하는 하는 의미는 어마어마한데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현재 상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stablecoin)’과 그 파생상품인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algorithmic stablecoin)’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테더(Tether)와 같은 전통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을 지탱하는 암반 구실을 한다. 이런 암호화폐는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안전 자산(hard assets)에 의해 완전히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디지털 코인 한 개는, 변동성에 대한 헤지(hedge) 수단으로 작용하면서, 언제 어느 때나 1달러로 교환이 가능하다. 암호화폐 시장의 악명 높은 변동성을 고려하면 암호화폐 기업이나 거래소, 투자자들 사이에 스테이블코인의 인기가 치솟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스테이블코인들의 가치가 ‘지난해 급격하게 상승’해서 3월 기준으로 1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사진 = 연합뉴스]
비트코인 [사진 = 연합뉴스]

스테이블코인 투자붐은 TerraUSD(UST)와 같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으로 이어졌다. 이런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들도 기술적으로는 1달러의 방어선을 유지한다. 그러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들은 일반 스테이블코인과는 다르게 안전 자산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대신에 이들은 지지대(peg)로 금융 공학(financial engineering)을 활용한다.

암호화폐 산업의 이 같은 최근의 움직임은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이달 초 발간된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지탱하는 실체에 확신이 없다고 말하면서, 일부 대규모 플레이어들이, 감시를 거의 받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특별히 언급했다. 그 결과 시장의 신뢰 상실은 암호화폐의 폭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디지털 자산 시장 전체의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상황이 정확히 위와 같은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협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TerraUSD(UST)가 먼저 달러에 대한 지지(peg)를 이탈하면서 지난 화요일에는 23센트까지 하락하다가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TerraUSD(UST)는 이 화폐 제작자 측이 긴급 개입을 선언하면서 12일(현지 시각) 기준으로 58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바로 그 ‘죽음의 나선 추락(death spiral)’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디지털 자산 관리자로 ‘웨이브 파이낸셜(Wave Financial)’의 분산 금융 부서의 책임을 맡고 있는 헨리 엘더는 이렇게 분석했다.

테더(Tether)는 12일(현지 시각) 기준으로 달러 대비 99센트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비트코인 가격까지 끌어내렸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지난 24시간 사이(12일 기준) 10%나 추락했다.

현 상황이 왜 엄중한가?

어찌 되었든 암호화폐 자산은 보다 광범위한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다. 하지만 재닛 옐런 재무장관 같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현 상황이 모든 계층의 투자자들에게 예측 불가능하고 심각한 여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TerraUSD(UST)로 알려진 스테이블코인이 급락하면서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옐런 장관은 이번 주 초 상원에서 증언하며 이렇게 말했다.

“TerraUSD(UST)가 급격히 성장한 상품으로 재정 안정에 위협을 줄 수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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