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곳곳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으로 숨막히는 폭염을 겪고 있다.
유럽의 발전소 대부분이 이용하는 러시아산 가스에 대해 러시아가 공급을 막으면서 전기료가 이미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폭염으로 인한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 에너지 비용은 더 치솟고 있다.
유럽은 일찌감치 에너지 위기에 대비를 해오고 있었다. 난방으로 가스 수요량이 가장 높은 겨울에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폭염이 그 시기를 앞당겨버렸다.
석탄 가격 또한 치솟고 있고 많은 핵발전소가 에너지 사용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거나 심지어 폐쇄돼 있다. 유럽 국가들은 급하게 태양열, 풍력 발전소 등의 시설을 세우려고 하고 있지만, 시설을 구축하는 비용 상승과 공급망의 지연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폭염에도 불구하고 정책자들은 여전히 가능한 가스를 조금 사용하는 방법을 밀고 있다. 겨울에 대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높아진 원자재 가격은 유럽의 전기 생산 기업의 이익도 갉아먹고 있다. 유럽 최대 전력공급업체 독일의 유니퍼(Uniper)는 올해 100억 달러 손실로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며, 프랑스 당국은 이 달 프랑스전력회사 EDF(Electricity de FFrance)의 건전성을 위해 국유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구제책과 가정의 에너지 비용을 줄여주기 위한 지원을 위해 유럽 정부는 올해 2천억 달러를 써야한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유럽 대부분의 전기료는 메가와트시 당 500달러 이상으로 급격히 올랐다. 그리고 지난 몇 달 간은 180달러로 안정화됐다. 그런데 지금 다시 치솟아 거의 3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해 같은 시기의 3배 이상이다. 영국에서는 올해 각 가정의 평균 에너지 사용 비용이 지난 해의 거의 두 배인 4천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한다.
높은 전기료는 보건 분야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적십자는 냉난방 비용이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을 경고했다. 유럽에서는 해마다 거의 3천 명의 사람들이 온열 질환으로 사망하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가 지속되면 2050년에는 그 수치가 10배가 될 수 있다고 유럽 당국은 보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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