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마실 때마다 다른 맛 느껴져…제조사 다른지 몰랐다"
최 대표 "계절적 특성 때문인 듯, 억울한 상황 생길때도 있어"
CU의 PB상품(private brand products, 백화점·슈퍼마켓 등 대형소매상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 중 제품명과 제품 디자인이 같아 동일 제품으로 인식되지만 다른 제조사에서 제조되어 원재료 역시 다른 제품인 경우다. 주인공은 BGF리테일의 편의점 CU에서 판매되고 있는 'DELAFFE 스위트 아메리카노'이다. 8일 위키리크스한국 취재 결과 이 제품은 ㈜쟈뎅, ㈜동서웰빙 등이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같은 브랜드인데…생산업체·원재료가 각기 다르다?
문제는 동일 브랜드인데 제조사 및 제품에 들어가는 원재료까지 다르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소비자들은 "같은 델라피 스위트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맛이 좀 다른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각종 커뮤니티 등에 올리기도 한 것으로 포착됐다.
두 제조사의 제품들은 탄산칼륨, 수크랄로스, 아세셀팜칼륨의 성분 유무 차이가 있었다. 두 제품 뒷면 확인시 ㈜쟈뎅의 커피 고형분 95%와 커피농축액(고형분 34% 이상) 0.7%, 고카페인 95mg 함유된 제품과 ㈜동서웰빙의 커피농축액(고형물 35.5% 이상) 3.164%, 커피추출액(고형분 5.0%)이상 1.54%, 고카페인 71.37mg 들어간 제품으로 함량에 따른 차이도 발견할 수 있다.
■ "생산업체 나눈 이유, 계절적 특수성 때문"
최경자 ㈜동서웰빙 대표는 BGF리테일이 두 개 이상의 기업들과 제품 생산 계약을 맺은 이유에 대해 "제품의 계절적 특성 때문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 대표는 "주로 얼음컵에 담아 마시는 파우치 커피의 경우 더운 계절과 추운 계절간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아무리 큰 업체라도 여름철과 같은 성수기 생산량을 모두 감당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제품 수급 안전성을 위해 여러 업체에 발주를 받고 있단 의미다.
BGF리테일은 납품업체 선정 시 품질, 지난 기간동안의 클레임 현황, 판매 실적 등을 종합해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주)쟈뎅은 커피 가공 납품 업체 중 가장 클 것"이라면서 "쟈뎅은 크라운 계열사"라고 말했다. 쟈뎅 기업 정보 확인 결과 회사는 윤태형 크라운제과 창업주의 차남 윤영노 회장이 1988년 오픈한 카페가 전신으로 한 기업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 대표의 주장처럼 크라운의 계열사는 아니지만 특수 관계로 맺어진 기업인 셈이다.
■ "우리 제품 아니에요"…타사 동일 브랜드 제품이 빚은 논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신들의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은 제품이 문제가 되어 덩달아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대표는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면서 "당시 항의전화를 받고 제조사 확인 후 해당 부분을 설명 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한 부분은 생산업체로서 감수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당 문제 때문에 납품업체들 끼리 네트워킹이나 연락망이 형성되어있거나 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같은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하다보니, 더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더라도 빚을 보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최근 원자재 값 상승 때문에 남미산 커피 원료에서 베트남 산 커피로 전환하는 추세인데 우리 회사는 소비자분들이 상대적으로 선호하시는 남미산 커피 원료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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