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28) 한국 경제 새로운 출발선에 서다… IMF체제 아래 뼈를 깎는 구조조정
청와대-백악관 X파일(128) 한국 경제 새로운 출발선에 서다… IMF체제 아래 뼈를 깎는 구조조정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8.14 06:26
  • 수정 2022.08.1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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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모으기 운동은 IMF체제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연합뉴스
금모으기 운동은 IMF체제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연합뉴스

1997년 12월 23일 박건우 주미한국대사는 한국 정부를 대표해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30억달러 차관 발행 문서에 서명했다. IBRD 측에서는 장 미셸 세베리노 아시아태평양담당 부총재가 서명했다.

세베리노 부총재는 돈이 즉시 입금될 것이며, 한국은 현지시각 12월 24일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그 돈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일간지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제목의 사설이 1면을 장식했다.

금융 위기는 국내에서 유발된 것이므로 국민들이 단합해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강력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합의가 확산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원화가 안정되고 나라 전체가 단결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금을 원화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은행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이러한 희생에 따른 경제 효과는 미미할지라도 개혁을 위해 긴축 생활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지지는 전세계에 감동을 줬다. 

1998년 3월 27일 박건우 대사는 IBRD로부터 20억달러를 추가로 대출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국방장관, 재무장관이 참석한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북한이 한국의 상황을 악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금융 위기를 단순한 경제문제로 처리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주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한국 편에 섰고, 570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IMF 자금에 첨부된 조건들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지만, 한국은 예기치 못한 국가경제 위기를 상대적으로 단기간 내에 극복했다. 그리고 경제는 더욱 활기차게 경쟁력을 갖췄으며 규칙이 작동하는 시장경제로 발돋움했다.

한국이 금융 위기를 극복하면서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 단단해졌다.

이후 몇 년동안 IMF 프로그램은 금융 안정화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또 새로운 체제의 금융감독 시스템이 발동됐다. 은행들은 금융 자원 분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국내 자본시장이 강화됐다. 또 엄청난 외채 비율을 경감시키는 등 기업의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은행 개혁을 법률로 규정하고 은행은 정부에서 유한회사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단순 중개자 그 이상의 역할을 맡게 됐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이 해외 직접투자를 유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수출 중심적이었고, 국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은 외국과의 경쟁에서 보호를 받아왔다. 해외 직접 투자를 새롭게 강조함으로써 새로운 자본, 새로운 기술, 그리고 새로운 경영기술이 생겨났다.

금융위기와 극복은 한국에 ‘좋은 약은 쓴 법’이라는 평범한 교훈을 일깨워줬다.

실업, 가정의 위기, 저축 손실, 생산 차질 등 쓰디쓴 위기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렇지만 IMF 회복 프로그램으로, 나라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소수의 재벌 기업이나 정부 중심의 산업 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낮아지고 궁극적으로는 회복력과 유연성를 갖추게 됐다. 경제 세계화와 아시아경제 지역화라는 경쟁적인 상황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별취재팀= 유 진, 최정미, 한시형 기자]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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