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기상이변] 기후변화와 전염병 '악순환 고리'... 인간 전염병 58%, 기후 변화에 의해 악화
[지구촌 기상이변] 기후변화와 전염병 '악순환 고리'... 인간 전염병 58%, 기후 변화에 의해 악화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8.21 06:53
  • 수정 2022.08.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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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번히 태풍이 발생하는 미 플로리다와 같은 지역에서는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더 컨버세이션]
빈번히 태풍이 발생하는 미 플로리다와 같은 지역에서는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더 컨버세이션]

최근 폭염, 홍수 등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같은 기후 변화와 전염병은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을까. 최근 하와이대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기후 변화’가 흔한 수인성 바이러스에서 페스트(흑사병)와 같은 치명적인 질병까지 인간이 접하는 전염성 질병의 58%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와이대학교 생물학과 부교수인 카밀로 모라와 예테보리대 해양과학 연구원인 트리스탄 매켄지가 이끄는 환경 및 보건 과학자 팀은 “모든 병원성 질병 병원체에 대한 수십 년의 과학 논문을 검토해 기후 변화로 인해 악화되는 인간 질병 지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 병원성 질병 375개 중 절반이 훨씬 넘는 218개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홍수는 간염을 퍼뜨리고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가뭄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도시나 마을로 침입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후 변화는 이와 같은 1,000개 이상의 전염 경로에 영향을 미치고 전세계적으로 이상 기후변화가 증가하고 있다. 카밀로 모라 교수는 “사회가 기후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세계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온실 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

기후 건강 위험 매핑

세계적인 건강 위기를 예방하려면 기후 변화가 병원성 질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로와 규모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증가하는 온실 가스 배출과 관련된 10가지(대기 온난화, 폭염, 가뭄, 산불, 폭우, 홍수, 폭풍, 해수면 상승, 해양 온난화, 그리고 육지 면적 변화)의 기후 변화 위험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 다음 기후 변화와 관련된 인간 질병 발생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량화할 수 있는 총 7만7,000개 이상의 과학 논문을 검토했다.

기후 건강 위험 매핑 [출처= 더 컨버세이션]
기후 건강 위험 매핑 [출처= 더 컨버세이션]

그 중 830편의 논문으로 기후 위해성, 전염 경로, 병원체 및 질병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했고 위해성과 병원체 사이의 모든 경로에 대한 대화형 지도는 온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다.

기후 변화에 의해 악화하는 가장 많은 질병은 백터 매개 질병(vector-borne diseases or VBDs) 즉 모기, 박쥐, 설치류에 의해 퍼지는 것이다. 기후 변화 위험 유형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대기 온난화(160개 질병), 폭우(122개), 홍수(121개)와 관련이 있었다.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가 병원균 및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네 가지 주요 방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 기후변화는 병원균의 전염력을 높인다

모라 교수는 “기후변화가 위험한 병원성 질병의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는 동물과 유기체의 범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온난화나 강수량의 변화는 수많은 병원성 질병의 매개체인 모기의 분포를 변화시켰으며 최근 수십 년 동안 말라리아와 뎅기열과 같은 모기 매개 질병의 발생의 지리적 변화는 기후 변화와 관련이 깊다.

2) 기후변화로 사람들은 병원균에 더 쉽게 노출된다

기후 변화는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켜 병원균에 노출될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동안 사람들은 종종 물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이것은 수인성 질병 발생을 증가시킨다.

특히 비브리오 패혈증은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하거나 상처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할 때 감염되며 한여름에 쉽게 발생한다. 2014년 스칸디나비아 폭염 이후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비브리오 관련 질병이 크게 증가했는데 급성 발열과 오한, 저혈압,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3) 기후변화는 병원균을 강화시킨다

기후변화는 병원균이 매개체와 접촉할 기회를 증가시키고 병원균의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환경 조건을 만든다.

폭우와 홍수에 의해 남겨진 우수는 모기의 번식지가 되어 황열병, 뎅기열, 말라리아, 웨스트나일열, 리슈마니아증과 같은 질병들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연구 결과 기온이 상승하면서 병원균이 열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되며 질병 곰팡이 병원균의 내열성과 심각성이 증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모라 교수는 “이전에 인간에게 비병원균이었던 곰팡이(칸디다)의 치료 저항성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지구 기온 상승과 관련이 있다“며 ”도시 지역의 곰팡이는 시골 지역의 곰팡이보다 열에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더 시원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4) 기후변화는 병원균에 대처하는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기후변화로 재난이 발생할 경우 위생 시설이 부족해지고 병원균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는 혼잡한 환경을 초래한다. 또한 비위생적인 환경이 조성되며 영양실조가 발생할 위험이 생기고 병원균을 퇴치하는 신체의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인체는 위기 상황을 겪으면 그에 대처하기 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분비가 증가한다.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장기간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면 면역체계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리스탄 매켄지 연구원은 ”기후변화는 인간의 생명, 건강, 사회경제적 복지에 상당한 위협을 준다“며 ”인류는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온실 가스 배출에 제동을 걸어야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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