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그린워싱③] 롯데케미칼, 높은 석유화학 비중…탈탄소 '난관'
[ESG와 그린워싱③] 롯데케미칼, 높은 석유화학 비중…탈탄소 '난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0.13 10:57
  • 수정 2022.10.1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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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배터리 소재 중심 개선…후발주자 단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日스미토모 수소 협력
자재값↑, 석유화학 수익성↓, 탄소중립 난관

[편집자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린워싱(Greenwashing) 또한 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린워싱은 친환경을 뜻하는 'Green'과 세탁을 뜻하는 '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친환경과 거리가 멀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를 뜻한다. 철강·화학·전자 등 국가 기간 산업에서 이런 교묘한 그린워싱이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전경. [출처=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 전경. [출처=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기존의 석유화학 중심에서 수소·2차전지(배터리)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수소에너지사업단과 전지소재사업단을 신설하고 총 10조원을 투자해 수소·배터리 위주 사업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매출에서 석유화학 비중이 높고, 업계에서 후발주자로 꼽혀 체질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유통기업 이미지가 강한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이자 캐시카우로 평가받는다. 유통 산업은 글로벌 경기 영향이 크고 물가·금리·환율 등 영향을 많이 받아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기 힘들지만, 롯데케미칼은 경기 체감이 덜한 석유화학업종과 기업 위주 B2B 사업이 주력이다. 롯데쇼핑은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롯데 계열사 매출 1위 자리를 롯데케미칼에 내줬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산업에 2030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고부가 첨단소재 분야 성장을 통해 2030년 매출 50조원 규모의 종합화학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고부가 스페셜티와 그린 사업의 비중을 전체 매출의 60% 비중으로 늘려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업구조로 재편하는 게 목표다.

먼저 범용 석유화학 사업 매출은 지난해 11조원에서 20조원으로, 첨단소재 사업은 7조원에서 18조원으로 확대한다. 친환경 사업에서는 연 매출 총 1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배터리 소재 사업에 총 4조원을 투자해 연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금 중 60% 가량을 미국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각축전을 벌이는 미국 배터리 사업에 롯데케미칼이 후발주자로 뛰어든 데는 미국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5550억달러(약 79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친환경 산업이 각광 받으면서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유망해져 후발주자임에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M&A도 이어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4위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인수를 위해 미국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기업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LBM)'의 주식 100주를 2750억원에 추가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주식 취득 목적은 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를 위한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 투자 재원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직접 밝힌 만큼 인수는 사실상 확정이다. 인수금액은 2조7000억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에너지 사업에선 203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자해 12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유통도 도맡아 연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략적 파트너사와 연내 합작사를 설립해 수소 충전소 사업과 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엔 일본 스미토모 상사와 청정 수소·암모니아 생산에 공동 투자하고 관련 기술 상용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출처=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출처=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이처럼 배터리 소재와 수소에너지 사업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석유화학 사업의 낮은 수익성이 꼽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나프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2분기에는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 했고 증권업계는 3분기에도 12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 쪽은 수요가 중요한데 인플레이션과 수요 감소, 유가와 나프타 값 상승 등 복합적 요인이 겹쳤다"며 "자사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업계는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전체적으로 감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 사업을 위해서라도 체질 개선이 필수이지만 석유화학의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급격한 개선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올 상반기 기초소재사업부의 매출은 총 8조9752억원으로 이는 회사 총 매출의 74%가 달한다. 기초소재사업은 각종 합성수지, 화성제품, 기초유분 제품 등 전통적인 석유화학 영역이다. 석유화학은 나프타와 전기를 원료로 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탄소 다배출업종에 해당한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조성을 위해 1조433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같은 해에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친환경 수소에 투자해 ESG 경영에 나선다는 방침과는 맞지 않는 결정이었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하는 등 국내 환경단체로부터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탄소포집(CCU) 기술로 액화해서 석유화학 원료로 쓰려는 기술개발을 하고 있고, 공장도 대산에 짓고 있다"라며 "제품 개발에서 탄소 배출이 많은 부분은 LPG 등 저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줄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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