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필현의 시선] 드러나는 신풍제약 ‘검은 비자금’
[조필현의 시선] 드러나는 신풍제약 ‘검은 비자금’
  • 조필현 기자
  • 승인 2022.11.02 16:07
  • 수정 2022.11.02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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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제약사 신풍제약이 창립 60주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최근 현직 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전직 사장까지 소환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유제만 신풍제약 사장과 전무 1명은 지난달 26일 검찰에 출두해 조사받았다. 유 사장은 참고인 조사였고, 전무는 피의자 신분이었다. 신풍제약은 장기간 의약품 원료사를 허위로 거래하고, 원료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은 신풍제약 오너 일가 승계와 관련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장원준 전 신풍제약 사장(사진)의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전 사장은 신풍제약 창업주 고 장용택 회장의 아들이다. 검찰은 ‘검은 비자금’을 찾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지목된 납품업체 전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신풍제약에서 비자금 조성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모 임원에게 ‘비자금을 만든 증거를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에 제출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 A씨는 이 과정에서 신풍제약 측으로부터 현금 5억원을 비롯해 수십억 원가량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가진 비자금 조성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신풍제약 측이 A씨에게 거액의 돈을 지급한 만큼, 그가 가진 증거가 비자금 관련 의혹을 밝힐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비자금 규모도 주목된다. 애초 경찰은 신풍제약이 조성한 비자금은 약 57억원이라고 밝혔지만, 검찰은 이 규모보다 더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구속상태인 납품업체 A씨가 신풍제약 전무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자금 액수는 객관적 서류를 근거로 한 것만 200억원 이상에 달하고, 실제 금액은 100억원 이상이다”라는 취지로 검찰에 주장했기 때문이다.

앞서 경찰은 신풍제약이 의약품 원료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모두 57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A임원과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경찰이 밝힌 57억원 비자금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올해 6월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변함없는 R&D 투자로 미래 성장을 견인할 신약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제만 신풍제약 사장은 ‘미래 100년 청사진’을 그렸다. 유 사장은 “창업 초기부터 원료의약품에서 완제의약품까지 자체연구개발로 축적된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인류건강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으로 신풍인 모두가 함께 100년 미래를 만들자”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비자금 조성으로 경찰·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100년 청사진이 제대로 그려질지 불투명하다.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기업은 무엇보다 국민 신뢰도가 중요하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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